"버스기사의 비밀은 백미러죠.모두들 앞만 보지만 우린 늘 뒤를 신경쓰니까요." (프란츠)

친구도 애인도 없고 포커빚만 가득한 야간버스 운전기사 프란츠(바레리오 마스탄드레아)는 미래를 꿈꿀 수 없는 남자다.

착하기는 하지만 삶의 의욕을 상실한 그가 바라보는 것은 언제나 과거뿐이다.

그런 그의 인생은 매혹적인 '꽃뱀' 레이라(지오바나 메로지오노)의 등장으로 더 꼬이기 시작한다.

영문도 모르고 그녀와 함께 쫓기면서 총질 세례까지 받게 되다니….

하지만 프란츠는 거짓말을 밥먹듯하는 레이라에게 사랑을 느끼면서 미래를 바라볼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된다.

22일 개봉된 이탈리아 영화 '나이트 버스'는 누아르와 로맨스, 코미디를 잘 버무린 작품.

그 중에서도 초점은 로맨스다.

레이라와 한 침대에 자면서도 아무짓(?)도 안 하는 순진남 프란츠는 '당신은 원래 그런 여자'라고 애써 마음의 문을 닫으려 한다.

연애 고수인 레이라 역시 프란츠를 실컷 이용해 먹을 생각밖에 없다.

그러나 둘이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사랑의 감정이 싹트는 것을 막을 수 없다.

국내에는 다소 낯선 이탈리아인들의 사고와 거리 풍경을 들여다보는 것은 흥미롭다.

처음 만난,그것도 매력이라고는 전혀 없는 남자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괜찮다면 한 침대에서 자도 돼요"라고 말하는 레이라.

유럽 영화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에게 새로운 생각거리를 제공한다.

15세 이상.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