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윈저대학의 문화사학자가 낭만적인 시간 여행 속으로 우리를 이끈다.

그는 이집트의 피라미드와 트로이의 성벽,사해 부근의 황야와 이스터 섬의 벼랑,인더스 계곡의 폐허와 안데스 산맥의 동굴을 훑으면서 그 속에 담긴 황제와 하녀,제물로 바쳐진 소년,최후의 항전을 벌이다 죽은 전사들의 얘기를 들려준다.

또 화산 폭발로 도시 전체가 파묻혀버린 폼페이의 벽에서 '여자를 원하신다면 아티카를 찾아오세요.

넉 장.서비스 최고!'라는 창녀의 광고를 읽어가며 당시의 생활사를 하나씩 복원한다.

고대 유물의 흙먼지 속에서 그가 발굴해내는 것들은 시공간을 초월한 '상상력의 거울'이다.

'그가 말하려는 것은 고고학이라는 학문이 아니라 고고학적 발전을 통해 본 인간의 얼굴'이며 '그것을 풀어놓는 언어는 친근하고 풍부하며 시에 가까울 정도로 문학적'이라는 표현이 딱 맞다.

앞부분의 입체화보와 각 장의 흑백사진을 이어주는 '생각의 여운'도 깊고 은은하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