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정부 정책과 각종 민.관 프로젝트들이 뒤엉킴없이 유기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전자정보산업과 철강 조선 자동차 등 주력 산업을 융합시켜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림과학기술한림원이 2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개최한 '제48회 한림과학기술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조선 철강 자동차 반도체 화학 등 주력 산업들이 최근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식경제부와 한국경제신문이 후원한 이번 포럼에서 특별강연에 나선 서남표 KAIST(한국과학기술원) 총장은 "후발 산업국가의 맹추격과 글로벌 시장의 변화 등으로 국내 제조업이 심각한 위기 상황에 처했다"며 "제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데서 신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총장은 "모든 정책과 민.관 프로젝트가 서로 뒤엉킴이 없어야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기업체,연구소,대학,정부가 체계적으로 역할을 분담해 국가 차원에서 리스크에 정면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정준양 포스코 사장은 '철강산업과 수요산업 간의 상생 혁신전략'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제조업의 종합경쟁력 강화방안을 내놨다.

정 사장은 "가격과 원가를 바탕으로 하는 경쟁시대는 갔고,이제는 기술과 제품 차별화에서 승부가 갈린다"며 "우리의 고유기술을 통해 새로운 동력을 창출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정 사장은 철강산업과 수요산업의 상생 해법으로 △기술공유로 역량을 강화하는 '테크노파트너십'△상호 협력시스템을 위한 '오픈 파트너십'△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환경규제 강화에 공동대응하는 '에코 파트너십' 구축을 제안했다.

사상 초유의 고유가로 직격탄을 맞은 석유화학산업의 경쟁력 제고 방안도 포럼의 이슈가 됐다.

석유화학산업은 고유가로 인한 수익성 악화와 중국 중동 등의 대규모 설비 증설에 따른 수급 악화 등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와 관련,허원준 한화석유화학 사장은 "고유가,유화 설비증설,글로벌 메이저 기업의 시장지배력 확대,환경 관련 규제 등으로 사면초가에 처했다"며 "고도화,대형화,전문화를 통한 업계의 자율 구조조정만이 살길"이라고 진단했다.

최문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은 '전자.정보 산업분야에서 산업경쟁력 제고방향'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산업간 벽이 허물어지는 융합의 시대를 맞아 전자정보산업의 경쟁력은 국가경쟁력을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최 원장은 "전자정보산업과 철강 조선 자동차 등 기간산업을 융합해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전자정보 신기술과 다른 신기술을 결합시키는 노력이 범정부 차원에서 모색돼야 한다"고 말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