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무역 매각작업이 막판 난항을 겪고 있다.동국무역 임직원은 인수자 측의 과도한 차입 등을 문제삼으며 매각 중단을 요구하고 있지만 채권단은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동국무역 관계자는 22일 "회사 인수를 추진 중인 SM그룹이 매각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앞으로 회사가 감당하기 힘든 조건을 채권자와 컨소시엄 측에 제공하려 해 인수·합병(M&A)과 관련된 모든 업무협조를 중단키로 했다"고 밝혔다.

삼라건설과 대우인터내셔널이 주축을 이룬 SM그룹 컨소시엄은 3020억원에 동국무역을 인수키로 본계약을 맺고 계약금 300억원을 납입했지만 납입대금 마련에 차질이 빚어져 매각이 지연돼 왔다.

동국무역 관계자는 "SM은 매각대금 중 1520억원을 회사 자산을 담보로 부채를 일으키기로 했는데 조건이 1년 내에 700억원을 갚고 수수료로만 53억원을 낸다는 것이었다"며 "이를 받아들일 경우 정상적인 현금흐름을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해 일부 이사들이 서명을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금융기관도 아닌 컨소시엄 멤버인 대우인터내셔널로부터 무역금융을 제공받는 대가로 회사의 핵심 권한인 원자재 구매권과 영업권을 넘겨주기로 한 것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채권단 관계자는 "SM그룹은 계열사 주식 등을 모두 담보로 맡기고 동국무역에 올인하고 있는 상태인데 회사 가치를 떨어뜨리는 행위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