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품은 저질 싸구려'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국제 표준에 따라 품질 향상에 힘쓴 게 시장 개척의 밑바탕이 됐습니다."

중국 1위 자동차용 유리 전문회사인 푸야오유리공업그룹의 차오더왕 회장(62)은 22일 표준협회 주최로 열린 최고경영자 조찬강연회에서 "단 한 장의 자동차 창문 유리라도 나라를 위해 만든다는 자부심으로 일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포브스가 발표한 '중국 40대 부호 순위'에서 19위(재산 24억달러)에 오른 차오 회장은 어린시절 길거리에서 담배팔이를 할 정도로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피나는 노력으로 굴지의 그룹을 일궈낸 입지전적 인물.푸젠성의 가난한 농촌마을에서 태어난 차오 회장은 어린시절 담배팔이 과일장사 등으로 가족의 생계를 도우면서 간신히 중학교를 졸업했다.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지방의 중소 유리공장에 취직한 차오 회장은 어깨너머로 유리기술을 배워 41세에 푸야오유리를 창업했다.

차오 회장은 "당시 중국에선 자동차 산업이 한창 떠오르고 있었고 자동차용 유리를 거의 일본 수입품에 의존하고 있었다"며 "'중국인의 손으로 최고의 자동차용 유리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운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회사 설립 뒤에는 프랑스 유리기업 생고뱅과 손잡고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섰다.

차오 회장은 "가난하다는 이유만으로 수많은 멸시를 받고 대학 진학도 제대로 하지 못했지만 오히려 젊은시절 겪은 불행이 스스로를 강인하게 단련시켰다"며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 처해도 유가 사상인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의 좌우명을 잊지 않으며 기업 경영에 임해 왔다"고 전했다.

차오 회장은 지난 12일 발생한 쓰촨성 대지진 복구를 위해 90만달러의 성금을 내놓는 등 기부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 대한 조언으로 차오 회장은 "중국의 문화와 사회 제도를 반드시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기업들은 중국에서 활발한 경제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중국인들 사이에서 너무 자국 이익만을 추구한다는 인상을 주는 것이 단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며 "최근 중국에서 반(反)외자 정서가 불거지고 있는 만큼 현지에 보다 가깝고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중국에 대한 맹목적인 투자도 자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푸야오그룹은 현재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GM 도요타 폭스바겐 등 세계 주요 자동차업체에 납품하고 있으며 중국 자동차유리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24% 증가한 51억위안(약 7650억원),순이익은 33% 늘어난 9억위안(약 1350억원)을 기록하며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