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가족부가 22일 발표한 2007년 종합병원 평가에서 모든 부문에서 '우수'하다는 판정을 받은 병원이 무더기로 나왔다.

그러나 80개가 넘는 전국의 대상 병원을 8명에 불과한 평가반이 담당한 데다 환자 대상 만족도 조사 결과는 이와 상반되게 나와 부실한 평가였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복지부는 이날 지난해 500병상 이상 종합병원 86곳(대학병원 등 종합 전문 요양기관 43곳 포함)을 대상으로 의료서비스(진료 및 운영체계),임상질지표 수준,환자만족도 등 크게 3개 영역에 걸쳐 실시한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평가는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평가 결과를 공표함으로써 소비자의 알권리를 높이기 위해 의료법에 따라 3년 주기로 이뤄진 것.

평가 등급은 최대 기대치를 100으로 했을 때 90 이상이면 우수(A),70 이상∼90 미만 양호(B),50 이상∼70 미만 보통(C),50 미만 미흡(D) 등으로 구분됐다.

그 결과 진료 및 운영체계 등 의료서비스 영역의 15개 부문에서 모두 'A'(우수)를 받은 병원이 무려 35개나 쏟아졌다.

2004년 실시된 평가에서는 전 항목에서 A를 받은 병원이 전무했던 것과 크게 대비된다.

지난해 처음으로 이뤄진 병원의 임상질지표에 대한 평가에서도 10개 병원이 △중환자실(중환자실 환자의 통증 상태 등 3개 지표)△폐렴(금연상담 시행비율 등 4개 지표) △수술감염 예방적 항생제 사용(수술 절개 전 1시간 이내 예방적 항생제 사용 등 2개 지표) 등 3개 부문에서 모두 A를 받았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처럼 좋은 평가 결과가 나온 데 대해 "임상질 평가가 처음 도입된 데다 의료기관의 자발적인 서비스 개선 노력이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평가 인력이 8명에 불과했고,평가 대상 86개 병원의 의료서비스 관련 1200여개 평가 결과 가운데 C는 겨우 20여개이고 나머지는 모두 A,B로 나온 것을 두고 '평가를 위한 평가'였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번 평가의 일환으로 대상 병원에 입원했거나 외래 이용 경험이 있는 8400명을 대상으로 전문 여론기관이 실시한 '환자 만족도' 조사는 정부의 발표와 큰 차이가 있었다.

임상질지표와 진료 및 운영체계 영역의 평균 점수가 90점 이상인 데 비해 환자만족도 점수의 평균은 외래환자 82점,입원환자 83점에 그쳤다.

특히 A,B가 대부분이었던 임상질지표와 진료 및 운영체계 영역과는 달리 환자만족도 평가에서는 B,C가 절대 다수를 차지했고,2개 부문에서 모두 A를 받은 종합병원은 9곳에 그쳤다.

이 같은 평가 결과에 대해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병원의 실제 모습과 부합하지 않는 형식적 평가를 넘어서려면 기존의 평가주체 방식 지표 등에 있어 근본적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복지부가 기존의 평가 기준을 그대로 활용하다 보니 무더기로 우수한 병원이 쏟아졌는데 이는 '눈가림 쇼'에 불과하다"고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