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최지성.박종우 사장 역할 커진다

삼성전자가 22일 생활가전사업부를 디지털미디어(DM)총괄 산하로 옮기는 등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보직인사를 실시했다.

중복사업을 정리하고 연관성이 높은 사업을 통합,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이로써 이윤우 부회장이 이끌 '삼성전자 호(號)'의 전열 재정비 작업이 마무리됐다.

앞서 삼성생명과 삼성전기,삼성물산 등이 소폭의 조직개편과 보직인사를 했다.

나머지 계열사들도 다음주 초까지 새로운 진용을 갖출 예정이어서 계열사별 자율경영체제가 빠르게 정착될 전망이다.



정보통신.DM사업 체제로

삼성전자 조직 개편의 키워드는 '유관사업 교통정리'다.

중복되는 사업분야를 시너지 효과가 큰 방향으로 재조정했다.

DM총괄 내 오디오.비디오(A/V)사업부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이 사업부에 있던 MP3플레이어를 정보통신총괄로 옮겨 휴대폰과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로 했다.

홈시어터와 DVD플레이어,블루레이 디스크 등 디지털TV를 만드는 DM총괄의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로 넘겼다.

또 컴퓨터사업부는 컨버전스(기능 융.복합) 추세에 맞춰 정보통신총괄로 이관했다.

조직 개편이 마무리됨에 따라 향후 총괄 사장들의 역할과 위상 변화도 예상된다.

가장 주목되는 이는 황창규 기술총괄 사장.그룹 차원의 신기술 및 원천기술 개발업무를 맡았던 종합기술원이 기술총괄로 흡수.통합되면서 명실공히 삼성전자의 모든 R&D인력을 총괄하는 '조타수'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

최지성 정보통신총괄 사장의 파워도 커질 전망이다.

휴대폰을 만드는 무선사업부와 네트워크 사업부에 이어 DM총괄이 맡아왔던 컴퓨터사업,MP3플레이어 사업,셋톱박스 사업까지 맡게 됐기 때문.최 사장은 삼성전자의 컨버전스형 IT기기 개발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박종우 DM총괄 사장도 A/V사업부가 해체되기는 했지만 생활가전사업부를 함께 맡게 되면서 위상이 높아졌다.

휴대폰을 제외한 삼성전자의 모든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제품군을 총괄하는 역할이 주어졌다.

차세대 CEO후보군 전진배치

삼성전자는 차세대 CEO(최고경영자) 후보인 부사장들을 핵심 사업부장직에 대거 배치하는 보직인사도 실시했다.

박종우 DM총괄 사장이 겸직하고 있던 디지털프린팅사업부장에는 작년 9월에 제너럴일렉트릭(GE)에서 영입한 최치훈 사장(50)이 임명됐다.

GE시절 쌓은 풍부한 B2B(기업간 거래) 사업경험을 살려 프린터를 차세대 수익원으로 키우기 위한 조치다.

권오현 반도체총괄 사장이 이끌었던 시스템LSI사업부는 우남성 부사장(55)이 맡는다.

우 부사장은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에서 통신용 반도체 칩 개발을 맡은 엔지니어로 2004년부터 시스템온칩(SoC) 개발실장으로 줄곧 일해왔다.

DM총괄의 오디오.비디오사업부장을 맡고 있던 전동수 부사장(49)은 반도체총괄 메모리사업부의 전략마케팅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전 부사장은 작년 8월 메모리사업부장에 오른 조수인 부사장과 함께 주력사업인 메모리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책을 맡을 예정이다.

박종우 사장이 겸직하고 있던 삼성테크윈 디지털카메라사업부는 박상진 동남아총괄 부사장(55)이 이끌기로 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