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선물시장에서 외국인들이 8466계약이라는 대규모의 순매도를 보였다. 금액 기준으로 1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7조원이 넘는 매수차익 잔고 부담 하에서 이 같은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 순매도에 대해 23일 전문가들은 추가하락에 대한 우려와 단기저점에 대한 희망을 모두 제시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의 박문서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 매도와 신규매도의 빈도가 증가하면서 4월 이후 지속되어 온 매수중심의 매매패턴에 변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초 이후 외국인의 시장 베이시스에 대한 높은 지배력(상관계수 0.67)과 7조원대의 매수차익잔고를 고려할 때 외국인 선물매도는 선현물시장의 수급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반등과정에서 꾸준히 주식비중을 낮추어 온 투신과 아직까지 현물 매수에 소극적인 외국인 행보를 고려할 때 차익매도에 의한 수급 부담은 지수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반면 한양증권의 김지형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매도는 추가하락 가능성뿐 아니라 단기저점 가능성도 시사한다”고 보고 있다.

지난 9일에 외국인이 선물을 9591계약 순매도했었지만 당시 코스피지수는 이후 1810P언저리를 저점으로 금주 초반까지 장중 1900P를 돌파하는 반등세를 시현했다며, 전날의 대규모 선물 순매도가 추가하락의 조짐이라는 판단은 성급하다”는 입장이다.

물론 유가에 대한 민감도가 당시와 지금은 사뭇 달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겠지만, 최근 5일 사이에만 7% 넘게 오른 유가(WTI)의 숨고르기가 예상되고,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매도가 반드시 추가하락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단기저점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음은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