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이 부담한 병원비를 보장해주는 실손형 민영 의료보험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더욱 넓어졌다.

손해보험사들만 판매하던 이 상품을 생명보험사들도 취급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종류가 다양해진 만큼 손보사와 생보사 중 어디서 의료보험을 가입해야 할지 선뜻 판단하기 힘들어졌다.

◆의료비 보장 범위 달라

생보사와 손보사의 실손형 의료보험 모두 실제 들어간 의료비를 지급한다.

또 3년(또는 5년)마다 자동 갱신되고 갱신 전에 보험금을 많이 탔다고 갱신이 거부되지 않는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하지만 다른 점이 더 많다.

우선 손보사 상품은 실제 지출한 의료비를 100% 보장해준다.

반면 생보사 상품은 의료비의 80%만 지급한다.

보험금 청구를 남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의료비의 20%는 가입자가 부담하도록 한 것이다.

해외 여행 중 의료사고가 나서 현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을 때도 보험금이 달리 지급된다.

손보사 상품은 전체 의료비의 40%를 주는 데 비해 생보사 상품은 32%만 준다.

또 보장하는 입원비 한도도 다르다.

생보사는 연간 3000만원까지 입원 치료비를 지급하지만 손보사는 질병·사고당 3000만원을 지급 한도로 책정하고 있다.

하지만 통원 치료비는 양쪽 모두 1회당 10만원씩 준다.

다만 생보사는 약제비를 별도로 5만원까지 보장하지만 손보사는 약제비를 통원 치료비에 포함시키고 있다.

통원 치료비와 약값만 치자면 생보사 상품의 보장 범위가 좀 더 넓은 편이다.

◆보험료는 생보사가 저렴

손보사 상품은 감기나 경미한 부상 등 자주 발생하는 사고나 질환에 대해서는 생보사 상품보다 유리하다.

의료비 100%를 지급해서다.

예를 들어 진찰료로 6000원,검사비로 8만원,약제비로 3000원 등 병원비가 총 8만9000원 들었다면 생보사 상품은 6만4800원을 준다.

이때 손보사는 8만4000원을 보장한다.

그러나 손보사 상품은 통원 치료시 하나의 사고나 질병당 1년 내에 30일만 보장해 장기 치료를 요할 경우에는 생보사 상품이 더 낫다.

생보사 상품은 연간 180회까지 통원 치료비를 보장해준다.

또 2인실 이상에서 치료받으면 손보사 상품이 유리하지만 1인실에서는 생보사 상품이 더 낫다.

생보사는 1인실 이용료를 보장하지만 손보사는 그렇지 않다.

그럼에도 손보사 상품은 의료비 전액을 보장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보험금은 손보사 상품이 더 많은 편이다.

그러나 보험료는 생보사가 좀 더 저렴하다.

35세 남성의 월 보험료를 예로 들면 삼성생명의 의료보험 상품이 1만2790원인 반면 삼성화재 상품은 1만3000원이다.

35세 여자는 삼성생명이 1만2720원,삼성화재가 1만5800원이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