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가 가져온 와인들은 도대체 어떤 맛일까…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가 삼성카드 주최로 오는 3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선보일 7가지 와인 목록이 공개됐다.
판매가를 모두 합치면 855만원이 넘는 최고급 와인들이다.
파커의 전매 특허인 100점 만점 체계에서 모두 90점 이상(샴페인으로 나온 볼랭저 제외)을 받은 것들로 그는 이런 와인들을 'A+'학점 혹은 '미슐랭 가이드 ☆☆☆ 레스토랑' 등에 비유한다.
'파커의 와인'이 주목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가 30년 넘게 수천 종류의 와인을 시음하면서 쌓아온 노하우로 맛있는 와인이란 무엇인지를 제시해주기 때문이다.
파커가 기준으로 삼는 부분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피니시(finish)'다.
'피니시'란 와인을 삼켜서 더 이상 혀에 남아 있지 않음에도 코와 혀끝에 향과 맛이 계속 전해지는 것을 말한다.
파커는 그의 역작 '보르도'에서 "지속 기간이 길다는 것은 타닌과 산도가 모두 풍부하고 균형을 이뤘다는 의미이며,이것이 보통 수준의 괜찮은 와인과 훌륭한 와인을 구분 짓는 큰 차이"라고 설명했다.
장기 숙성 와인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는 점도 흔치 않은 기회다.
예컨대 이번 와인 목록에 포함된 1989년산 '샤토 라 미숑 오 브리옹'은 병에 담은 후 50년까지도 견딜 수 있는 와인으로 정평이 나 있다.
어차피 운(運)이지만 이왕이면 각 병의 마지막 모금을 마실 수 있는 자리에 앉길 권한다.
파커는 "대부분의 최고급 와인들은 첫 모금보다는 마지막 모금이 훨씬 낫다"고 평가하곤 했다.
'파커의 와인'들을 지면에서 미리 맛보자.
◆볼랭저(Bollinger) 샴페인
식사 전 입맛을 돋울 와인으로 파커는 '볼랭저 스페셜 퀴베 브뤼(Special Cuvee Brut)'와 '볼랭저 그랑 아네(Grand Anee) 1999'를 택했다.
파커는 자신이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100대 와인에 7가지 샴페인을 넣었는데,그 중에서도 볼랭저를 최고로 꼽았다.
볼랭저는 영국인들이 좋아하는 샴페인으로도 유명하다.
영국 왕실이 가장 격식을 갖춰야 하는 자리에 이 샴페인을 사용하고,영화 '카지노 로열'(2006년) 등 9편의 007시리즈에 두루 등장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가야 스페르스(Gaya Sperss) 1998
파커는 이탈리아 최고의 와이너리 안젤로 가야가 만든 '가야 스페르스'에 94점을 줬다.
'왕의 와인'이라 불리는 피에몬테 바롤로 지역의 특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와인이다.
바롤로 와인은 네비올로라는 포도 품종으로 만드는데 잘 익은 붉은 과일 향에서부터 담배,초콜릿,바닐라 그리고 이 지역 최고의 상품 중 하나인 하얀 송로버섯의 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풍미를 지녔다.
◆오마주 아 자크 페랭(Hommage A Jacues Perrin) 1998
파커로부터 100점 만점을 받은 와인이다.
연간 생산량이 5000병에 불과하고,국내에는 단 24병만 들어와 있다.
파커가 시음을 위해 생산지인 샤토 드 보스카텔을 방문했을 때 페랭 일가가 "이 와인은 아버지(자크 페랭)를 기리기 위해 만들었다.
가족끼리 마시는 와인이니 점수를 매기지 말아달라"고 청하며 라벨도 붙어 있지 않은 와인을 테이스팅하게 했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오마주'는 프랑스어로 존경,경의를 뜻한다.
이 와인의 생산지인 프랑스 남부 론의 샤토네프 뒤파프라는 마을은 최근 국제 경매시장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지역이다.
미국의 와인 전문지 '와인 스펙테이터'의 '2007년 최고의 와인'도 이곳에서 나왔다.
'오마주'는 무베드르(60%)를 포함해 13개에 달하는 포도 품종을 사용한 게 특징이다.
◆토브렉 런릭(Torbreck Runric) 2004
파커 덕분에 출세했다고 해도 좋을 신대륙 와인이다.
호주 토브렉의 플래그십 와인인 '런릭'은 2001 빈티지부터 2004 빈티지까지 연속해서 파커로부터 99점을 받는 기염을 토했다.
토브렉은 안젤로 가야 같은 수백 년 된 유명 와이너리에 비하면 '신생아'에 비유할 수 있을 정도로 역사가 짧다.
1994년에 설립됐으니 파커가 토브렉을 발굴하다시피 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닌 셈.토브렉이 '파커 장학생'이 된 것은 100년 가까이 되는 포도나무를 보유한 덕분이다.
자연 배수 방식으로 포도나무에 물을 공급해 1997년 호주에 닥친 극심한 가뭄에도 살아남았다.
◆샤토 라 미숑 오 브리옹(Chateau La Mission Haut Brion) 1989
파커는 이 와인에 대해 경의에 가까운 표현을 사용했다.
"전설적인 숙성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라 미숑 오 브리옹이 전 세계에서 가장 특색 있고 뛰어난 와인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 맛을 모두 느끼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고 말이다.
흔히 국내에는 '샤토 오 브리옹'이 더 잘 알려져 있는데,두 와인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프랑스 그라브 지역의 오랜 맞수다.
둘 간의 차이에 대해 파커는 "라 미숑 오 브리옹이 더 웅장하고 진하며 색상도 짙다"고 표현했다.
1975년부터 2001년까지의 빈티지 중에서 100점 만점을 받은 '라 미숑 오 브리옹'은 1989년과 2000년 두 개다.
1989년산의 색은 짙은 루비를 연상시킨다.
에스프레소,담배,미네랄 향이 주조를 이루며 여기에 블랙베리,블루베리향 등이 화려하게 발산한다.
2025년까지도 견딜 수 있으며 '현대의 전설적인 와인'으로 평가받는다.
◆테일러스 빈티지 포트(Taylor's Vintage Port) 2000
파커는 마지막 디저트용으로 빈티지 포트를 선택했다.
1692년 영국인이 설립한 테일러 플래드게이트 & 이트만(Taylor Fladgate & Yeatman)은 종종 포트의 '샤토 라투르'라고 불린다.
포트는 포르투갈산 주정강화 와인으로 검은색 과실을 통째로 으깬 듯한 맛과 향이 알코올과 어우러져 이색적인 맛을 낸다.
영국이 프랑스와 100년 전쟁으로 보르도 와인을 구할 길이 끊기자 대체물로 포르투갈 도루 지역에서 생산된 와인을 오포트(Oport) 항구에서 공급받으면서 '포트'란 이름이 붙여졌다.
주정을 강화한 것은 오랜 뱃길을 견디기 위해서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판매가를 모두 합치면 855만원이 넘는 최고급 와인들이다.
파커의 전매 특허인 100점 만점 체계에서 모두 90점 이상(샴페인으로 나온 볼랭저 제외)을 받은 것들로 그는 이런 와인들을 'A+'학점 혹은 '미슐랭 가이드 ☆☆☆ 레스토랑' 등에 비유한다.
'파커의 와인'이 주목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가 30년 넘게 수천 종류의 와인을 시음하면서 쌓아온 노하우로 맛있는 와인이란 무엇인지를 제시해주기 때문이다.
파커가 기준으로 삼는 부분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피니시(finish)'다.
'피니시'란 와인을 삼켜서 더 이상 혀에 남아 있지 않음에도 코와 혀끝에 향과 맛이 계속 전해지는 것을 말한다.
파커는 그의 역작 '보르도'에서 "지속 기간이 길다는 것은 타닌과 산도가 모두 풍부하고 균형을 이뤘다는 의미이며,이것이 보통 수준의 괜찮은 와인과 훌륭한 와인을 구분 짓는 큰 차이"라고 설명했다.
장기 숙성 와인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는 점도 흔치 않은 기회다.
예컨대 이번 와인 목록에 포함된 1989년산 '샤토 라 미숑 오 브리옹'은 병에 담은 후 50년까지도 견딜 수 있는 와인으로 정평이 나 있다.
어차피 운(運)이지만 이왕이면 각 병의 마지막 모금을 마실 수 있는 자리에 앉길 권한다.
파커는 "대부분의 최고급 와인들은 첫 모금보다는 마지막 모금이 훨씬 낫다"고 평가하곤 했다.
'파커의 와인'들을 지면에서 미리 맛보자.
◆볼랭저(Bollinger) 샴페인
식사 전 입맛을 돋울 와인으로 파커는 '볼랭저 스페셜 퀴베 브뤼(Special Cuvee Brut)'와 '볼랭저 그랑 아네(Grand Anee) 1999'를 택했다.
파커는 자신이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100대 와인에 7가지 샴페인을 넣었는데,그 중에서도 볼랭저를 최고로 꼽았다.
볼랭저는 영국인들이 좋아하는 샴페인으로도 유명하다.
영국 왕실이 가장 격식을 갖춰야 하는 자리에 이 샴페인을 사용하고,영화 '카지노 로열'(2006년) 등 9편의 007시리즈에 두루 등장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가야 스페르스(Gaya Sperss) 1998
파커는 이탈리아 최고의 와이너리 안젤로 가야가 만든 '가야 스페르스'에 94점을 줬다.
'왕의 와인'이라 불리는 피에몬테 바롤로 지역의 특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와인이다.
바롤로 와인은 네비올로라는 포도 품종으로 만드는데 잘 익은 붉은 과일 향에서부터 담배,초콜릿,바닐라 그리고 이 지역 최고의 상품 중 하나인 하얀 송로버섯의 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풍미를 지녔다.
◆오마주 아 자크 페랭(Hommage A Jacues Perrin) 1998
파커로부터 100점 만점을 받은 와인이다.
연간 생산량이 5000병에 불과하고,국내에는 단 24병만 들어와 있다.
파커가 시음을 위해 생산지인 샤토 드 보스카텔을 방문했을 때 페랭 일가가 "이 와인은 아버지(자크 페랭)를 기리기 위해 만들었다.
가족끼리 마시는 와인이니 점수를 매기지 말아달라"고 청하며 라벨도 붙어 있지 않은 와인을 테이스팅하게 했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오마주'는 프랑스어로 존경,경의를 뜻한다.
이 와인의 생산지인 프랑스 남부 론의 샤토네프 뒤파프라는 마을은 최근 국제 경매시장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지역이다.
미국의 와인 전문지 '와인 스펙테이터'의 '2007년 최고의 와인'도 이곳에서 나왔다.
'오마주'는 무베드르(60%)를 포함해 13개에 달하는 포도 품종을 사용한 게 특징이다.
◆토브렉 런릭(Torbreck Runric) 2004
파커 덕분에 출세했다고 해도 좋을 신대륙 와인이다.
호주 토브렉의 플래그십 와인인 '런릭'은 2001 빈티지부터 2004 빈티지까지 연속해서 파커로부터 99점을 받는 기염을 토했다.
토브렉은 안젤로 가야 같은 수백 년 된 유명 와이너리에 비하면 '신생아'에 비유할 수 있을 정도로 역사가 짧다.
1994년에 설립됐으니 파커가 토브렉을 발굴하다시피 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닌 셈.토브렉이 '파커 장학생'이 된 것은 100년 가까이 되는 포도나무를 보유한 덕분이다.
자연 배수 방식으로 포도나무에 물을 공급해 1997년 호주에 닥친 극심한 가뭄에도 살아남았다.
◆샤토 라 미숑 오 브리옹(Chateau La Mission Haut Brion) 1989
파커는 이 와인에 대해 경의에 가까운 표현을 사용했다.
"전설적인 숙성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라 미숑 오 브리옹이 전 세계에서 가장 특색 있고 뛰어난 와인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 맛을 모두 느끼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고 말이다.
흔히 국내에는 '샤토 오 브리옹'이 더 잘 알려져 있는데,두 와인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프랑스 그라브 지역의 오랜 맞수다.
둘 간의 차이에 대해 파커는 "라 미숑 오 브리옹이 더 웅장하고 진하며 색상도 짙다"고 표현했다.
1975년부터 2001년까지의 빈티지 중에서 100점 만점을 받은 '라 미숑 오 브리옹'은 1989년과 2000년 두 개다.
1989년산의 색은 짙은 루비를 연상시킨다.
에스프레소,담배,미네랄 향이 주조를 이루며 여기에 블랙베리,블루베리향 등이 화려하게 발산한다.
2025년까지도 견딜 수 있으며 '현대의 전설적인 와인'으로 평가받는다.
◆테일러스 빈티지 포트(Taylor's Vintage Port) 2000
파커는 마지막 디저트용으로 빈티지 포트를 선택했다.
1692년 영국인이 설립한 테일러 플래드게이트 & 이트만(Taylor Fladgate & Yeatman)은 종종 포트의 '샤토 라투르'라고 불린다.
포트는 포르투갈산 주정강화 와인으로 검은색 과실을 통째로 으깬 듯한 맛과 향이 알코올과 어우러져 이색적인 맛을 낸다.
영국이 프랑스와 100년 전쟁으로 보르도 와인을 구할 길이 끊기자 대체물로 포르투갈 도루 지역에서 생산된 와인을 오포트(Oport) 항구에서 공급받으면서 '포트'란 이름이 붙여졌다.
주정을 강화한 것은 오랜 뱃길을 견디기 위해서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