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생존 몸부림] 허리띠 졸라맨 항공업계‥항공노선 폐쇄ㆍ축소 잇따라
고유가로 비상이 걸린 건 항공사들도 마찬가지다.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22일 "유가 급등으로 항공사들의 재무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며 "9개 미국 대형 항공사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나설 정도다.

세계 항공사들은 일부 노선을 폐쇄하고 직원을 줄이는가 하면 비행 속도를 낮춰 기름을 절약하거나 수화물에도 수수료를 물리는 등 생존 경쟁에 나서고 있다.

고유가에 맞서는 항공사들의 가장 손쉬운 대응법은 노선 축소다.

델타와 유나이티드 등 대부분 미국 대형 항공사들은 이미 미국 내 항공편의 10%가량을 줄였다.

노스웨스트는 다음 달부터 미국과 중국 광저우 간 노선을 폐쇄하기로 하는 등 국제선 운항도 줄이고 있다.

이들 항공사는 예정된 노선이라도 승객 수가 일정 기준에 모자라면 운항을 취소하고 있다.

델타 등은 항공요금을 일부 인상했다.

또 세계 최대 항공사인 아메리칸에어라인은 보유 항공기의 10%인 85대를 퇴역시켜 비용을 축소하기로 했다.

아메리칸에어라인은 나아가 국내선 승객에 한해 첫 번째 수화물에도 15달러의 수수료를 받기로 했다.

이 회사는 최근 유나이티드항공에 이어 승객들의 두 번째 수화물에 25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했었다.

다른 항공사들도 수화물에 잇따라 수수료를 부과할 예정이어서 이제 승객들은 웬만한 짐은 갖고 타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비행 속도를 줄여 연료비를 절약하는 방법도 일상화되고 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두 달 전부터 비행기 속력을 약간 낮추고 있다.

비행 시간은 1~3분가량 길어졌지만 연 4200만달러를 아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노스웨스트항공이 프랑스 파리에서 미국 미니애폴리스까지 비행 속도를 평소 시속 872㎞에서 856㎞로 낮춘 결과 비행 시간은 8분 늘어났으나 기름 소비량은 613ℓ줄어 535달러를 아낄 수 있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