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3일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비준 문제와 관련,"인기 없는 정책을 안하면 되지만,그렇게 되면 먼 훗날 살아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전국 시장,군수,구청장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수출경쟁력이 떨어지면 대외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경제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빨리 FTA를 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인기가 떨어지는 정책이지만 체질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며 "때로 불편하고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느낌도 받을 수 있지만,(FTA를 안 하면) 어쩔 수 없이 머리띠 두르고 허리띠 조르고 할 수밖에…"라고 말했다.

이날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비준안이 통과되지 못했지만 이달 중 처리 방침에 대한 기대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또 "어제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으나 우리가 아무리 해도 부족할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점진적으로 더 잘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와 함께 "1~2년 후에는 세계경제가 자리잡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그 어려움 속에서도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나라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유가 급등과 관련,이 대통령은 "연말 (배럴당) 200달러가 됐을 경우 정부 정책뿐만 아니라 개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마음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최근 참모 회의에서 "정무수석만 정무를 하는 것이 아니고,청와대의 모든 수석들은 정무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주요 정책이 국민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를 사전에는 물론 사후까지 담당 분야의 수석들이 꼼꼼히 챙겨서 정무적 판단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청와대 수석이라면 업무 전문성뿐만 아니라 정무적 마인드를 갖추고 정확한 판단을 내려야 하는데,광우병 초기 대응 과정에서 그러지 못한 데 대한 질책으로 보인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