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레지날드 불 CHO(최고인사책임자)부사장을 영입,외국인 최고임원 진용을 확충했다.

이른바 'C레벨'로 불리는 LG전자의 최고경영진은 남용 부회장을 제외하고 모두 7명.이 중 현재 공석인 CSO(최고전략책임자)를 제외한 6명의 C레벨 중 4명이 외국인이다.

이 회사 지도부 3분의 2가 외국인으로 채워진 셈이다.

남용 부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한 이후 외국인을 포함한 외부 인재 영입에 공을 들여왔다.

그는 지난해 12월 다국적 제약회사인 화이자에서 동북아 지역대표를 맡았던 더모트 보든씨를 부사장으로 영입해 CMO(최고마케팅책임자)로 임명했다.

IBM에서 20년간 근무했던 토마스 린튼 CPO(최고구매책임자) 부사장과 HP 미주지역 부사장 출신인 디디에 쉐네보 CSCO(최고공급망관리책임자) 부사장은 각각 올해 1월과 3월 합류했다.

C레벨 중 한국인은 백우현 CTO(최고기술책임자) 사장,정도현 CFO(최고재무책임자)부사장 등 2명이다.

C레벨과 동급으로 인정되는 지원부문장은 김영기 부사장이 맡고 있다.

김 부사장은 불 부사장 영입 직전까지 CHO 부사장을 겸직해 왔다.

지원부문장은 홍보,법무,총무,노경(勞經) 등의 업무를 총괄한다.

회사 관계자는 "맥킨지 출신 박민석 부사장이 자문역으로 물러난 후 공석이 된 CSO 자리도 외국인 차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임명된 상무급 마케팅 담당 임원도 대부분 외국계 기업 출신이다.

"마케팅과 관련된 노하우는 담당했던 제품과 무관하다"는 지론을 갖고 있는 남 부회장이 마케팅 담당 임원부터 외국계 기업 출신으로 교체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스카우트한 외국계 기업의 마케팅 전문가는 임원급을 포함 80여명에 달한다.

맥킨지 출신 최명화 인사이트 마케팅 팀장,피자헛에서 온 이관섭 DD(디지털 디스플레이) 마케팅 전략팀장,P&G에 몸담았던 이우경 한국지역본부 마케팅팀장,벤츠코리아에서 자동차 마케팅을 맡았던 김예정 DA(디지털 가전) 마케팅전략팀장,코카콜라에서 온 고경곤 중국지역본부 마케팅 팀장 등이 남 부회장 취임 후 LG전자로 옮긴 대표적인 인재들이다.

업계에서는 LG전자의 파격적인 변신에 대해 구본무 회장이 지난해 초 실시한 계열사 CEO 인사의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외국인 CHO의 영입으로 'ECL(English as a common language)'로 불리는 이 회사의 영어공용화 운동이 더 강화될 전망이다.

남 부회장은 C레벨 임원들과 매달 두 차례가량 영어로 최고 임원회의를 하고 있다.

도면이나 규격 등을 나타내는 기술자료,해외 법인으로 보내는 이메일과 공문,해외 전략회의 보고서 등도 영어로 만든다.

송형석 기자 click@hna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