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 당국이 2009년 2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맞춰 보험사에도 지급결제 업무를 허용키로 함에 따라 국내 보험사의 경쟁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게다가 보험지주회사 허용，자회사 소유 규제 완화 등 대형화를 위한 제도 기반도 마련될 예정이어서 보험사의 종합금융사로의 변신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국내 보험산업의 규모(수입보험료 기준)는 세계 7위권이다.

하지만 국내 보험사의 경쟁력은 글로벌 플레이어에 비하면 매우 취약하다.

국내 1위인 삼성생명의 자산은 미국 보험사 AIG의 20% 수준에 불과하다.

금융당국이 이번에 지급결제 업무를 허용키로 한 것은 규제 완화를 통해 보험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

◆보험사 지급결제 허용

보험사들은 현재 지급결제 기능이 없어 보험료 납부와 보험금 지급이 은행 계좌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이 때문에 고객과의 접점 및 부가서비스를 개발할 여지가 부족하고 종합금융사로 발전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는 게 보험업계의 지적이었다.

업계는 특히 자통법 시행으로 증권사에도 지급결제가 허용되는 만큼 "금융권역 간 공정 경쟁을 위해서라도 지급결제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지급결제 관련 상품 및 서비스 제공까지 허용될 경우 보험 펀드 예금 등 종합적인 상품 라인업을 갖춤으로써 다른 금융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보험사들은 보험료 수납과정에서 은행을 이용하는 데 따른 수수료(연간 900억원가량)를 절감할 수 있다.

금융사 권역별 고유 영역이 흐려지면 금융권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반면 고객에 대한 서비스는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보험사 종합금융사 기반 마련

금융당국은 지급결제 업무 허용 외에도 보험사들이 지주회사 체제를 통해 대형화할 수 있도록 보험지주회사를 허용할 방침이다.

즉 비은행지주회사들이 제조ㆍ서비스 등 비금융 자회사를 둘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준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삼성생명이 지주회사가 되려면 자회사인 삼성전자의 지분을 모두 팔아야 했지만 앞으로는 지분을 팔지 않도록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금융계는 국내 보험시장의 경우 향후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대형 보험사들이 주도하면서 업계를 재편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태열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지주회사 설립 허용 검토，자회사 소유 규제 완화 추진에 이어 지급결제 업무까지 허용됨에 따라 보험사들도 은행 증권사와 마찬가지로 종합금융사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은행 파생상품업무 확대

금융위는 은행들에 파생상품 업무를 대폭 허용했다.

현재는 법인고객의 위험 회피를 위한 경우에만 일반파생상품 거래가 가능하고 유가증권 발행은 금융채 형식을 통해서만 허용돼 있다.

앞으로는 은행들이 투자 목적의 일반파생상품 거래를 할 수 있고 신용 환율 금리 또는 이들의 복합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다양한 형태의 유가증권을 발행해 수익모델을 차별화할 수 있게 된다.

장진모/정재형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