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에만 매달려온 LG생명과학(대표 김인철)이 변신을 선언했다.

최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열린 '헬스&유스(Health&Youth) 컨퍼런스 2008'을 통해 "당장 '돈'이 되는 수익사업 부문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한 것.

글로벌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선 막대한 자금과 오랜 시간이 필요한 만큼 상대적으로 쉽게 만들 수 있는 복제약과 천연물신약,진단시약 부문을 강화해 안정적인 매출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해법으로 신약과 복제약 개발을 함께 진행하는 '하이브리드 연구ㆍ개발(R&D)'을 제시했다.

LG생명과학은 이를 통해 지난해 2564억원 수준이던 연매출 규모를 2015년까지 1조5000억원으로 늘려 세계 50대 제약회사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복제약,천연물신약 개발 나선다

LG생명과학은 글로벌 신약이 출시될 2012년까지 안정적인 매출을 달성하기 위해 현재 40개 수준인 보유 약품 숫자를 70개까지 늘리기로 했다.

복제약과 천연물 신약 개발에 나서는 동시에 글로벌 제약사가 만든 의약품을 라이선스-인 방식으로 들여오기로 한 것.또 건강식품 사업에 뛰어드는 등 수익사업도 키우기로 했다.

제품 확대를 계기로 그동안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마케팅 및 영업 부문을 강화한다.

'연구하는 영업ㆍ마케팅'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모든 영업사원을 전문지식과 마케팅 기술로 무장한 '프로 영업사원'으로 만들기로 한 것이다.

LG생명과학 관계자는 "환자들의 수요가 많은 제품군을 늘리는 동시에 마케팅 및 영업력을 보강할 방침"이라며 "이를 통해 2012년까지 연평균 15% 성장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약 개발은 계속된다

복제약 사업을 강화한다고 해서 LG생명과학이 신약 개발의 끈을 놓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글로벌 신약을 통해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연평균 30~50%씩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LG생명과학이 세계를 무대로 내놓을 대표적인 신약은 서방형 성장호르몬제인 '디클라제'.매일 주사를 맞아야 하는 기존 성장호르몬제와 달리 일주일에 한번만 맞으면 되는 이 제품은 미국 및 유럽에서 임상 3상을 받고 있다.

차세대 간질환 치료제인 'LB84451'도 향후 LG생명과학의 얼굴이 될 제품이다.

간 손상의 주범인 캐스파제를 억제하는 이 치료제는 지난해 세계적인 바이오 제약기업인 미국 길리아드에 2억달러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맺으며 주목받기도 했다.

현재 임상 1상을 완료한 상태다.

최근 임상 2상에 들어간 신개념 당뇨병 치료제인 'LC0444'도 LG생명과학의 차세대 주력 제품.획기적인 당뇨병 치료제 중 하나인 DPP IV(디펩티딜 펩티다제4) 억제제 계열의 신약후보 물질로 혈당 조절 작용이 우수하고 기존 당뇨병치료제의 부작용인 체중 증가와 저혈당의 위험이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LG생명과학 관계자는 "불임치료제 왜소증치료제 혼합백신 등 다양한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들 신약이 본격적으로 판매되는 2012년에는 명실상부한 제약업계의 최강자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