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판막기능 보조장치 특허로 200억원이 넘는 돈을 벌어 사회에 환원키로 약속한 송명근 건국대 흉부외과 교수가 이번에는 정보기술(IT) 업체와 손을 잡고 휴대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심장병 환자의 재발 위험을 체크해볼 수 있는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송 교수는 무선.임베디드 솔루션 개발업체인 모비컴(대표 차주학)과 1년여 동안의 연구 끝에 재발위험이 높은 심장병 환자의 심전도를 무선통신으로 의사에게 전송해 24시간 점검할 수 있는 '모더스 이씨지1'(Modus ECG 1) 시스템을 개발, 조만간 상용화에 들어간다고 25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환자가 의사가 미리 지정해준 가슴의 세 곳에 심전도 단자를 대고 3세대 스마트폰에 연결하면 심전도의 파형 정보가 휴대폰과 서버를 통해 병원의 모니터에 전송됨으로써 환자의 심장상태를 담당 의사가 실시간으로 판정, 유사시 즉각 응급조치에 나설 수 있게 했다.

그동안 국내에서 개발된 원격의료용 휴대폰은 혈압 혈당 체온 등 3가지만 측정할 수 있었다.

모더스 시스템은 심전도뿐만 아니라 손가락 끝에 집게처럼 물리는 핑거 센서를 통해 심장박동수, 혈중 산소포화도, 혈관의 수축 및 팽창 정도를 반영하는 광전용적맥파도(PPG.Photoplethysmography) 등을 측정할 수 있고 이를 응용해 수축기 혈압도 계산해낼 수 있다.

또 별도의 센서를 부착하면 분당 호흡수와 호흡시 온도까지 측정할 수 있어 환자의 전반적인 심폐기능 파악도 가능하다.

차 대표는 "기존 스웨덴에서 개발된 키복(Kiwok) 시스템은 단순히 심전도를 병원에 전송하는 일방형에 그쳤다"며 "모더스는 평상시 사용하던 휴대폰을 이용해 심전도 정보를 보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수신하는 의사가 컴퓨터에 명령을 내리면 다양한 심전도 파형을 볼 수 있는 양방향이어서 용도가 대폭 확대됐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심근경색이나 협심증으로 심장관상동맥우회수술 등을 받은 심장병 환자의 95%가량은 퇴원 후 3~6개월간 재발 위험여부를 24시간 모니터링해야 한다"며 "그간 환자들은 통원치료로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을 부담해야 했고 모니터링에 공백이 생겨 위험에 처할 가능성도 높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더스가 상용화되면 향후 30만원 이내로 단말기를 구입하거나 렌트해 집이나 직장에서 병원에 준하는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에 개발한 모더스 시스템에 환자위치파악 GPS시스템, 체온.혈당.혈중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 측정 센서, 근전도 단말기 등을 추가하면 사실상 유비쿼터스 원격의료시스템과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국내 최고의 심장수술 대가로 꼽히는 송 교수는 지난해 10월 18년 동안 몸담았던 서울아산병원을 떠나 병원장에 준하는 예우와 최고연봉(3억원+α)을 받고 건국대병원에 스타의사로 영입됐으며 작년 말 200억원 이상을 사회에 헌납키로 한 유언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그동안 8000건이 넘는 심장수술을 했고 국내 최초로 심장이식 수술,초저체온 대동맥 수술,심장 및 신장 동시이식 수술, 대동맥 판막 성형술 등에 성공하는 등 심장수술 분야에서 '신기록 제조기'로 통한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