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부터 중국을 방문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일정 중에 베이징 방문 후 칭다오에서 하룻밤을 지내는 것은 경제적 측면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두 번째 방문지로 상하이와 칭다오 등을 검토하다가 한국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중소기업이 많이 진출한 산둥성의 칭다오를 선택했다.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 1만8000여개 중 1만개가 산둥성에 있으며 칭다오에서만 6000여개가 가동 중이다.

우리 기업의 산동성 투자액은 전체 중국 투자의 60.4%에 달할 정도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칭다오와 산둥성은 중국 내에서 차지하는 경제적 위상이 상당하다.

산둥성은 면적 15.7만㎢ 로 중국 전체의 1.6%에 불과하지만 국내총생산(GDP)은 3706억달러로 광둥성에 이어 2위다.

산둥성의 1인당 GDP는 3795달러로 중국 전체 2555달러보다 훨씬 높다.

특히 칭다오의 1인당 GDP는 중국 평균의 2.5배가 넘는 6839달러에 이른다.

이 대통령이 칭다오 방문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가 관심이다.

중국의 임금상승과 환경규제 강화 등 점점 악화돼 가는 경영 여건으로 인해 우리 기업의 수익성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시행된 '기업이 10년 이상 근속한 직원과 재계약할 때는 종신계약을 해야 한다'는 내용의 신(新)노동계약법도 경영 악화의 큰 요인이 되고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25일 "칭다오에 진출한 우리 기업 대부분이 노동집약적인데,이 대통령은 이들의 애로 사항을 듣고 점점 더 악화돼 가는 환경 속에서 '힘내라,이겨내라'는 격려의 말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산둥성 지도자들을 만나 우리 기업에 대한 적극적 관심과 지원을 당부할 것"이라며 "지식재산권,법 투명성 확보,정보 교류 확대 등 부문에서도 협조 요청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현지 중소기업들에 대해 단순 가공에서 벗어나 중국에서 이른바 '블루오션'으로 대두되는 금융,유통이나 첨단산업 쪽으로 진출하라는 뜻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