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방중은 중국의 산업구조 고도화에 한국이 본격 참여하는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중 정상회담에서 논의할 산업협력 안건과 이 대통령을 수행하는 기업인들의 행보는 중국이 본격 육성 중인 통신 금융 자동차 자원 에너지 등에 집중되고 있다.

중국이 저임 노동력에 의존한 산업구조에서 탈피하는 데 맞춰 한·중 간 경협 관계도 수직적 분업에서 수평적 협력 형태로 전환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우선 통신분야에선 SK텔레콤의 중국 3세대 이동통신 시장 진출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는 지난 주말 현 6개 통신업체를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등 3개사 중심으로 재편하는 내용의 통신산업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이들 3개사에 3개의 3세대 이동통신 라이선스가 발급된다.

10억달러를 투자,차이나유니콤 지분 6.6%를 갖고 있는 SK텔레콤은 차이나유니콤이 CDMA(부호분할다중접속) 사업을 차이나텔레콤에 넘기게 되면서 합작선을 차이나텔레콤으로 바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차이나텔레콤은 한국이 강한 CDMA2000 △차이나모바일은 중국이 독자기술로 개발한 TDS-CDMA △차이나유니콤은 유럽 WCDMA 방식으로 3세대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이 방중기간 중 베이징시와 체결할 유비쿼터스 도시(U시티) 건설사업도 한국이 강한 IT(정보기술)를 내세워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중국의 도시화를 질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SK는 베이징 외곽에 21세기형 도시를 만들고 이를 중국 전역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금융산업에서도 한·중 간 협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정상회담에서는 한국 금융회사들의 중국 진출을 촉진하고,중국 자본의 국내 금융시장 투자 확대를 유도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중국 내국인 전용 A주에 투자할 수 있는 QFII(외국인 적격 기관투자가) 자격을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투신운용이 획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중국 자본의 국내 증시참여를 적극 유도하기 위해 중국 국부펀드나 연기금 운용사업자로 한국 금융사가 참여하는 방안도 추진될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에셋은 이미 올초 중국투자공사(CIC)에 운용사업자 신청을 낸 상태다.

또 현대캐피탈은 중국의 급성장하는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 진출하는 내용의 계약을 맺는다.

이 밖에 △한국형 원전 수출 △대체에너지 기술 공동개발 △해외자원 공동개발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세계 3대 원유수입국이고 한국은 5번째로 큰 원유수입국이다.

중국과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양은 세계 최대로,원유를 공동 구입하거나 비축한다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SK에너지는 이번 방중기간에 중국 최대 정유사인 시노펙과 제휴,후베이성 우한에 연 80만t 규모의 NCC(나프타분해시설) 공장을 건설하는 계약을 체결한다.

양측이 공동으로 약 2조원을 투자하는 이 공장은 중국 최대 규모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