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열량에 연료비 15%↓

오염물질도 70% 감축 … 남부발전 등 6곳에 공급계약


유가가 고공행진을 하는 상황에서 난방용 기름이나 공장 보일러 연료로 쓰이는 벙커C유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나왔다.

유화업체 에코에너시스(대표 권상인)는 연료비를 최대 15% 절감할 수 있는 연료 제조 기술과 설비를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물과 기름은 섞이지 않지만 에코에너시스는 벙커C유에 물을 섞을 수 있는 유화제를 사용,이같이 효율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회사는 수분 함량 15%와 22%인 유화제를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

2종류의 유화제는 지난해 12월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의 유화연료유 검사 기준을 통과했다.

벙커C유는 특성상 물을 섞어 쓰면 완전 연소가 가능해져 불완전 연소로 발생하는 탄소나 황산화물이 적게 나오는 효과가 있다.

이와 관련,전국과학기술인협회의 문승수 박사는 "물 분자가 열을 받으면 잘게 부서지며 증발하는데 이때 나오는 산소와 벙커C유 분자가 반응해 활발한 연소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회사의 유화연료유는 ㎏당 9000㎉의 열량을 낼 수 있어 벙커C유만 연료로 사용하는 경우에 비해 단위당 열량이 뒤지지 않는다.

회사 관계자는 "벙커C유만을 쓸 때보다 같은 열량을 내면서도 연료비를 최대 15%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최근 벙커C유 대체품으로 많이 쓰이는 LNG보다도 10%가량 싸다"고 강조했다.

특히 벙커C유만 사용하는 경우에 비해 환경오염물질도 최대 70%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원유 정제 과정에서 원유량의 25% 정도가 나오는 벙커C유를 효과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벙커C유는 탄소,황의 함량이 높아 환경 오염 우려가 있어 최근에는 탈황설비 등으로 정제해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서 발생하는 벙커C유의 절반 정도는 정제 비용 정도만 건지는 ℓ당 200원 수준으로 동남아시아에 수출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비용을 들여 정유해서 제값도 못받고 수출되는 것을 줄일 수 있다"며 "남는 벙커C유를 100% 소비할 수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오는 8월부터 연료를 적게 사용하는 곳에는 유화연료유를,연료를 많이 사용하는 곳에는 유화연료유 생산 설비를 각각 판매할 계획이다.

생산 설비의 경우 이미 한국남부발전 등의 발전소를 비롯해 6개 대기업 공장에 공급 계약을 맺은 상태다.

설비 가격은 최저 5000만원부터 옵션에 따라 달라진다.

회사는 올해 하반기에만 5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권상인 대표는 "환경 오염의 원인이자 정유사 비용 낭비의 원인 중 하나였던 벙커C유를 효과적으로 소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3년 내 2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말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