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중순 이후 잘 나가던 정보기술(IT)과 자동차 관련 업종대표주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고유가에다 국제 제품가격 인하설 등 대외 악재가 잇달아 터져 나온 때문이다.

이에 따라 코스피지수도 1900선 안착에 실패한 이후 엿새째 밀리면서 간신히 1800선을 지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최근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시장이 악재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영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량주 6일새 10% 이상 급락

26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장중 1900을 찍고 내려온 지난 19일부터 이날까지 코스피200 내 우량주 중 10% 이상 떨어진 종목이 속출하고 있다.

이 기간 쌍용차가 16.09%나 하락했으며 베이직하우스(14.52%) 동부제철(13.29%) 동양기전(12.95%) 대한항공(12.85%) 등도 큰 폭으로 내렸다.

이 밖에 기아차(11.66%) LG전자(11.36%) LG화학(10.71%) 삼성전자(10.66%) 현대상선(10.45%) 등도 10% 넘게 빠졌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가 4.67% 하락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지수 대비 2배 이상 떨어진 셈이다.

LG전자는 세계 1위 휴대폰 제조업체인 노키아가 휴대폰 가격을 인하할 것이라는 미확인 소문이 전해지면서 하반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했다.

이날 장중 10% 넘게 빠지다 3.77% 내린 14만500원에 마감됐다.

LG화학 현대상선 대한항공 한진해운 등도 고유가의 공포와 함께 연일 곤두박질치고 있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해운운임지수의 단기 조정에다 국제 유가 급등이 맞물려 해운주들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알짜 낙폭과대주를 골라라

이날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는 주가 하락이나 실적 상향 조정으로 16일 대비 주가수익비율(PER)이 크게 낮아진 종목으로 금호타이어 현대하이스코 삼성카드 기아차 한화석유화학 쌍용차 두산인프라코어 LG전자 글로비스 등을 꼽았다.

특히 전문가들은 LG전자 LG화학 한진해운 등 일부 종목의 경우 낙폭이 지나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노근창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노키아와 LG전자는 휴대폰 판매전략이 다르며 노키아가 가격을 내려도 LG전자의 수익성이 크게 나빠지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화학업종 대표주인 LG화학에 대해서도 주가가 바닥권에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응주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석유화학주는 고유가로 원가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경기 자체도 하강하고 있어 주가 전망을 낙관하기 어렵다"면서도 "LG화학은 차별화된 실적 개선이 가능하고 주가 수준도 매력적"이라고 주장했다.

송 팀장은 최근 6일간 7% 넘게 빠진 한진해운에 대해 "2분기 벌크선 사업부문의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고 3분기는 컨테이너 해운시장의 성수기로 수익 급증세가 예상된다"며 목표주가 7만원을 유지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