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가 배럴당 125달러를 넘어가는 것은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며 100달러 정도가 적정(reasonable)합니다."

요세프 오마이르 빈 요세프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ADNOC) 총재는 2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의 유가 급등세는 미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 투기적 수요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ㆍ아랍 소사이어티 창설 회의에 참가하기 위해 방한했다.

그가 총재로 있는 ADNOC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원유를 독점 생산하고 있는 세계 4위의 메이저 회사다.

우리나라가 UAE에서 공급받는 원유는 전체 수입량의 16%에 이른다.

요세프 총재는 1990년부터 15년간 아부다비 석유자원부 장관을 지냈으며 이후 14년째 ADNOC를 이끌고 있다.

요세프 총재는 "지금 석유 생산량은 수요에 비해 전혀 부족하지 않다"고 단언했다.

그는 "지금 OPEC 국가들이 더 많은 석유를 생산할 수 있는데 (가격 상승을 위해) 일부러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분석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석유를 증산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올해 말까지는 큰 폭의 생산량 증가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현재 산유국 중 생산 능력보다 훨씬 낮은 양을 생산하는 곳은 없습니다.올 연말까지는 증산하지 않되,앞으로 조금씩 생산량을 지속적으로 늘려갈 계획입니다."

요세프 총재는 최근 가격 급등세가 석유 생산자들에게도 그다지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지나치게 변덕스러운 가격 변동과 지나치게 높은 유가는 비싼 기름값을 감당해야 하는 소비자에게도 좋지 않지만 생산량을 예측해야 하는 공급자에게도 좋지 않습니다.

석유 가격에 관해서는 '안정성'이 가장 중요한 열쇠입니다."

중동 지역에 투자하려는 한국 기업들에 대해 "자원탐사 개발 등 여러 투자 제안이 우리 회사에도 들어오고 있다"며 "아랍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만큼 지금 교류를 확대하는 것이 좋다"고 그는 조언했다.

그는 특히 "내년 초 원유 개발과 생산 분야에서 여러 프로젝트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요세프 총재는 "한국 기업과 20년이 넘도록 함께 일해왔고,긍정적인 경험을 갖고 있다"며 "지금 한국 기업과 함께 투자를 진행하는 것은 아직 없으나 앞으로 에너지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자원이 있는 아랍 국가에 사회간접자본(SOC) 시설을 세워 주고 천연 자원을 제공받는 '패키지 딜'도 한국 기업이 이 지역에 투자하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랍 지역에 투자하려면 우리 회사로 연락하라"며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요세프 총재는 향후 한국 기업에 투자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찾아보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특히 "원유 정제 등 석유화학 분야에는 언제나 투자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했다.

"앞으로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ㆍ동남아시아 지역이 빠르게 성장할 겁니다.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 중국 등 신흥시장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