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한 갑에는 한결같이 20개비가 들어 있다.

예전에는 6~14개비짜리 담배도 있었다는데 20개비로 굳어진 이유는 뭘까.

담배 한 갑이 꼭 20개비여야 할 과학적 근거는 없다.

다만 흡연 행태면에서 하루 20개비 안팎이 적절한 흡연량으로 인식되고,20개비가 넘는 제품은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 불편하다.

이문수 KT&G 중앙연구원 담배연구소장은 "둘레 길이가 24.7㎜인 레귤러(일반)형 담배를 7개-6개-7개로 배열하면 공간 효율이 높고 휴대성도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해방 전에는 담뱃가루만 판매한 '각연'과 얇은 종이로 길게 만 '궐련'(10개비)이 주류였다.

1946년 출시된 '무궁화'와 '공작'은 각각 10개비와 20개비 두 종류로 나왔지만 애연가들 사이에선 20개비가 대세를 이뤘다.

물론 20개비 미만도 있었다.

1962년 '해바라기'(14개비)를 비롯 '스포츠'(6개비ㆍ66년),'명승'(10개비ㆍ74년),'콤팩트'(10개비ㆍ94년) 등이 나왔다.

1997년엔 외산 담배로 '마일드세븐'(6개비)과 '말보로'(14개비)가 출시됐다.

하지만 이들 제품은 대부분 판매가 저조해 3~4년 내 퇴출됐다.

현재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는 담배 중 20개비 미만은 없다.

2005년 2월 발효된 '국제담배규제협약'(FCTC) 16조3항에서 '미성년자들이 담배 제품을 쉽게 구입할 수 있게 만드는 개별 판매 및 소량 포장 판매 금지를 위해 노력한다'고 권고하고 있기 때문.20개비 이상의 담배는 국내에서 나온 적이 없지만 해외에선 호주 '브랜던'(40개비),캐나다 '어코드'(25개비),프랑스 '뉴스라이츠'(25개비) 등이 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