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도원 4주년 맞아 강연 나서는 김진 목사

"왜 기독교인은 예수를 믿지 않을까?"

예수와 간디 등의 비폭력 평화 영성에 기반을 둔 평화운동단체인 씨알평화가 개신교 수도공동체 예수도원 개원 4주년을 기념해 이런 도발적(?) 제목의 특별강연을 마련한다.

29일부터 다음 달 26일까지 5차례에 걸쳐 매주 목요일 저녁 7시에 열리는 이번 강연 강사는 씨알평화 상임이사인 김진 목사(45·사진).서울 회현동의 예수도원에서 김 목사를 만났다.

"초기 기독교에서 사람들은 예수님을 삶의 근거요,모델이자 구원의 희망으로 여기고 구체적인 삶 속에서 그 분을 만났습니다. 그러나 기독교가 종교로서 제도화되면서 예수는 경배의 대상이 됐고 삶에서 유리되고 말았어요. 기독교인들이 신자이므로 당연히 예수를 믿는다고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김 목사는 "많은 한국의 기독교인들이 예수라는 존재를 믿는다고 착각하고 있다"며 역사적 예수와 현실 기독교의 관계에 주목한다.

과거 예수가 "나를 따르라"고 한 것은 그의 말과 행동을 따르면 예수처럼 구원받는다는 뜻이었으나 지금 기독교인들은 '예수'를 믿으면 구원된다며 껍데기만 믿고 있다고 그는 지적한다.

그는 역사적 예수와 현실 기독교의 관계를 붕어와 붕어빵의 관계로 비유하기도 한다.

붕어와 붕어빵은 모양이 비슷한 것일 뿐 알맹이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것처럼 예수의 말과 행동,생각은 뺀 채 그 이름만 믿는 것은 알맹이가 없는 신앙이요,진짜 예수가 아니라 '짝퉁예수'를 믿는 것이라는 얘기다.

"기독교인 가운데 복음서에 나오는 예수의 말씀 중 하나라도 제대로 믿고 따르고 지킨다고 자신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언제부턴가 목사들의 말 중에도 예수가 없어졌어요. 단지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전하기 위해 예수의 말씀을 인용할 뿐이죠.제도화된 기독교를 유지·확장하는 데만 관심이 있을 뿐 예수처럼 살고 섬기고 낮아지려는 가치와는 멀어졌거든요."

그는 "기독교 복지사업 등이 엄청난 사회 기여를 하면서도 큰 감동을 주지 못하는 것은 거기에 교회나 기독교가 끼어들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도 모르게 감추고 철저히 섬겨야 하는 데도 너무 교회와 기독교를 드러내다 보니 선한 일마저 선교를 위한 꼼수로 여겨진다는 것.

그는 이번 특강에서 '기독교냐 개독교냐''진짜 예수와 짝퉁 예수''기독교에 구원이 없다?''그런 천국은 없다' 등을 주제로 기독교 역사와 구원,이웃 종교와의 관계 등에 대해 폭넓게 들려줄 예정.다음 달 12일에는 불교,천도교 등 타종교인이 참여하는 토론마당도 마련한다.

김 목사는 국내에서 보수신학과 진보신학을 섭렵한 뒤 독일 프랑크푸르트대학에서 종교신학을 전공했고,개신교 영성운동에 앞장서면서 '예수도원공동체'와 인도의 '씨알아쉬람'을 운영하고 있다.

(02)755-4187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