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자재 가격의 고공비행 여파로 육.해.공 물류비용이 동반 급등,산업 현장 전반에 'I(Inflation)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항공유,벙커C유,경유 등 연료가격의 동반 상승으로 해상 운임에 이어 항공화물 운임까지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육상운송 업자들의 모임인 화물연대는 연료인 경유가격 급등으로 채산을 맞추기 어렵자 '운임 현실화'를 요구하며 다음 달 총파업을 예고,수출입 업체들에 물류 비상이 걸렸다.

LG전자 창원공장의 화물운송을 대행하고 있는 하이로지스틱스 등 경남 창원지역 화물연대 지회는 이미 파업에 들어가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어 전국적인 물류대란 재연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미주 노선 화물항공 운임을 노선별로 1년 전보다 14.7~25.4% 올렸다.

인천~시카고 노선 운임은 ㎏당 2911원에서 3650원으로 25.4% 올랐다.

인천~뉴욕 노선도 2639원에서 3300원으로 25%,인천~로스앤젤레스는 2732원에서 3280원으로 20%,인천~프랑크푸르트는 2833원에서 3250원으로 14.7% 상승했다.

대한항공의 화물운임도 비슷하게 올랐다.

이처럼 항공화물료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것은 항공유 가격이 국제 유가의 바로미터인 WTI(서부텍사스 원유)보다 더 빠른 폭의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2월까지 10달러 안팎에 머물렀던 WTI와 국제 항공유 가격의 차이는 이달 들어 40달러까지 벌어졌다.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해운사들도 1년 전보다 평균 60% 이상 오른 벙커C유 가격 급등분을 반영,이달 초부터 개별 기업과의 협상을 통해 해상 운임을 올렸다.

경기 호조로 화물 물동량이 늘고 있는 유럽과 지중해 노선은 20% 이상 급등했다.

이날 화물연대의 부분 파업으로 육상운송이 마비 상태에 빠져들 우려가 커지면서 기업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화물연대의 파업 여파로 화물을 제때 운송하지 못하면 즉각적인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신용장(LC)에는 약정 선적기일이 명기돼 있어 화물을 제대로 선적하지 않으면 수출 클레임이 발생할 소지가 다분하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육상운송이 막혀 수출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가뜩이나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채산성 맞추기가 어려운 수출업체들이 위약금을 무는 이중,삼중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로 들여오는 원자재 수송이 마비되면 제조업체들이 입는 2차 피해도 만만찮다.

한 수출업체 관계자는 "육상운송 상황을 수시로 점검하고 있지만 파업 대비책이 없어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