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CJ투자증권을 인수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최근 CJ그룹과 CJ투자증권·CJ자산운용을 함께 인수키로 합의하고 29일 이사회를 열어 최종 확정키로 했다.인수가격은 8000억원을 약간 웃도는 선에서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이번 인수에는 현대미포조선도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CJ투자증권과 CJ자산운용의 순자산은 2007년 말 현재 각각 1969억원,360억원에 불과해 이 같은 인수 가격은 상당한 경영권 프리미엄이 감안된 것으로 증권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CJ투자증권같이 대형사를 인수하는 것은 2002년 삼호중공업을 1000억원에 인수한 이후 처음이다.

삼호중공업은 현재 순자산가치가 1조3000억원이 넘는다.

협상에 참여한 업계 관계자는 "매각작업을 시작할 때부터 인수 가격이 원하는 수준과 비슷하면 국내 기업에 우선적으로 넘기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면서 "현대중공업과는 큰 틀의 합의를 마치고 세부적인 문제를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증권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은 증권업에 첫 진출하는 것인 만큼 가격과 직원 고용승계 문제 등에서도 경쟁 업체였던 ING그룹보다 유리한 안을 내놨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증권업계는 현대중공업이 증권업 진출을 통해 선박금융 확대와 계열사인 현대삼호중공업 상장,CJ투자증권을 통한 자금 조달 등 얻을 수 있는 효과가 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조인갑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은 "현대중공업그룹은 현재 정기예금 수준의 금리를 받고 운용하고 있는 8조원 상당의 현금성 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제조업보다 수익성이 좋은 선박금융에 진출하기 위해 CJ투자증권 인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조 연구위원은 또 "현대중공업은 장기적으로 선박금융부문에 진출해야 한다"면서도 "8000억원의 인수 가격이 적정한지 여부는 인수 이후 CJ투자증권을 어떻게 키워가는지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