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 관계가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 격상되고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적극 검토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27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는 그동안의 전면적 협력 동반자 관계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것으로 경제 위주에서 외교 안보 사회 문화 등 전 분야로 공조 체제가 강화되는 것을 뜻한다.

또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지역,나아가 전 세계적 이슈에 대한 긴밀한 협조가 가능해진다.

양 정상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에 발맞춰 경제 분야에서 이동통신,금융,원자력 발전소 건설,에너지 등 협력을 중점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8월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고 후 주석은 연내 한국을 답방하기로 했다.

◆협력 지평 넓혀=한ㆍ중 양국은 1992년 수교 당시 경제ㆍ통상 분야 위주의 우호 협력에서 출발,98년 '21세기 협력 동반자 관계'와 2000년 '전면적 협력관계'를 거치면서 이날 정상회담을 계기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발전했다.

중국이 대외적인 관계에서 한국을 러시아 수준으로 격상시킨 것이다.양국 간의 적대적인 역사를 사실상 청산한다는 상징적 의미 이외에 협력의 지평을 크게 넓혔다는 데 중요성이 있다.

양국이 그만큼 모든 분야에서 한층 더 가깝고 긴밀해지는 직접적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국 관계의 격상은 우리 정부의 대미ㆍ대일 외교에 있어 입지를 다질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경협 더 적극적=양국이 이동통신,금융,원자력 발전소 건설,에너지 분야 협력을 중점 추진키로 한 것은 중국이 본격 육성하는 시장에 우리 기업들이 진출한다는 의미가 있다.

제조업 위주에서 중국의 기간 산업에 뛰어드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이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한ㆍ중 양국 기업들이 이런 분야 협력을 위한 계약을 체결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두 정상은 특히 양국 간 민관 합동 공동조사 결과를 토대로 FTA를 적극 검토해 나가기로 합의를 봤다.

한ㆍ중 FTA 체결을 위한 '타임 테이블' 등 구체적인 결과물을 도출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다음 달 중 민관 합동 공동조사 결과가 나올 예정이어서 하반기부터는 FTA 추진 여부에 대한 실무 차원의 논의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중국과 통상 문턱을 낮추는 데 대한 업종별 이해가 크게 엇갈린다는 점에서 정부는 다소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후 주석은 기자회견에서 "FTA 건설 과정을 적극적으로 연구,추진하고…"라고 말했고 이 대통령은 "추진 문제를 적극적으로 '검토'해 나가기로…"라고 밝혔다.

후 주석이 이 대통령보다 다소 적극적인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경협 문제와 관련해서도 후 주석은 이 대통령이 언급한 이동통신,금융,원전 건설,에너지 분야 이외에 무역,투자,보험,물류 부문을 추가했다.

◆북핵 해결,중국 역할 인정=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중국 측이 6자회담의 의장국으로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한 것을 높이 평가했고,두 정상은 앞으로도 한반도 문제에 대해 긴밀히 협력키로 했다"고 밝혔다.

향후 북핵 해결을 위해 '중국의 이해와 협력'을 기반으로 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베이징=홍영식/임원기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