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민영화 후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면 매각가치도 떨어질 수 있는 만큼 제대로 가격을 받을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무디스는 산은의 장기채권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 조정했다고 28일 밝혔다.
등급 전망이 '부정적'이라는 것은 향후 12개월 이내에 신용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무디스는 "민영화 방안은 산업은행의 신용등급 산정에 주된 역할을 했던 정부의 지원이 상당부분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또 "향후 발표될 민영화 방안을 꼼꼼히 살펴볼 것"이라면서 "특히 산은의 신용등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산은의 정책기능 △정부 지분 △정부의 손실 보전 조항 등이 어떻게 바뀔지 면밀히 평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은의 장기 외화채권 등급은 현재 'Aa3'.국내 금융회사 가운데 무디스로부터 'Aa3' 등급을 부여받은 곳은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국민은행 등 4곳뿐이다.
무디스가 산은의 신용등급을 낮추게 되면 자금 조달 능력에 문제가 생기고 이로 인해 매각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
김동환 금융연구원 연구원은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독일 란데스방크 등의 경우 민영화 후 손실 보전 조항이 폐지되면서 신용등급이 두 단계 떨어졌고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결국 가치를 높이는 것은 산은이 얼마만큼 독자적으로 잘해 나가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이에 대해 "민영화되면 산은 신용등급이 현재의 국가신용등급 수준보다 낮아진다는 것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