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호전주엔 뭔가 특별한 게 있다
코스피지수가 또다시 1800선을 위협받고 있다.

국제 유가 급등에 따른 'I(인플레이션)의 공포'에다 지난 3월 이후 잠잠해지는 듯했던 신용경색 우려감이 세계적인 투자은행(IB)들의 실적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면서 다시 고개를 들고 있어서다.

증시를 이끌 모멘텀과 매수 주체,주도주가 없는 이른바 '3무(無)' 장세가 펼쳐지면서 활력이 크게 떨어지는 양상이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2팀장은 "이달 말이나 6월 초까지 지루한 흐름을 보이다 2분기 실적에 대한 흐름이 잡혀야 상승 추세로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때까진 코스피지수가 1750~1900선의 박스권 등락을 보이면서 실적에 따라 차별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믿을 건 역시 '실적'뿐이란 지적이다.

◆2분기 실적호전주 비결은

2분기 실적 호전 예상 업체를 꼽을 때는 몇 가지 원칙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고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고 원·달러 환율 상승의 수혜를 받을 종목을 주목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IT와 자동차는 최근 주가 조정을 거친 데다 하반기까지 이익이 꾸준히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황상연 미래에셋증권 이사도 "IT 자동차 등 환율 강세에 따른 수혜가 확실한 기존 주도 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가 당분간 최선의 전략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삼성전자 LG전자 한미반도체 인탑스 현대차 한라공조 등이 유망 종목으로 꼽힌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이익을 낼 종목도 유력한 종목군으로 거론된다.

삼성증권은 고유가 간접 수혜주로 꼽히는 두산중공업삼성중공업,원자재 운임 상승 덕을 볼 대한해운,포스코 등을 선정했다.

대외 악재 영향을 덜 타는 내수주도 2분기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황 연구위원은 "내수주 중 업종 내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가진 종목은 대외 변수에 크게 좌우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내수주인 KT&G나 삼성화재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2%,18.9% 증가하고 NHN은 43.2%나 급증할 것으로 분석됐다.

◆실적전망 상향 종목도 관심둘만


증권정보 제공업체인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이달 들어 고유가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실적 전망이 상향된 종목은 30여개에 이르렀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폴리실리콘 상업생산이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이는 동양제철화학이 전달에 비해 실적 전망치가 가장 많이 높아졌다.

증권사들은 4월 말 동양제철화학의 2분기 영업이익을 1015억원 정도로 추산했으나 최근 1674억원 수준으로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기아차 한진해운 한진중공업 등도 업황 개선으로 영업이익 전망치가 4월 말에 비해 37∼46%가량 높아졌다.

이 밖에 한국철강 동국제강 대한제강 현대제철 등 철강주들의 실적 전망치도 상향 조정되는 추세다.

코스닥 회사 중에는 탑엔지니어링 프롬써어티 등 IT부품주와 태광 등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4월 말에 비해 20% 이상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달 들어 유가 급등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실적 전망치가 상향되는 업체들은 실적안정성이 높아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미래에셋증권은 유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최근 2주간 이익전망치가 상향된 건설 해운 화학 가전 등의 업종을 추천했다.

김용준/서정환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