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등 재정부와 한은의 고위 간부 20명이 28일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전격적으로 만찬 회동을 가졌다.

만찬에는 재정부에서 최중경 배국환 1.2차관,김동수 이수원 신제윤 차관보,임종룡 경제정책국장,김근수 국고국장,최종구 국제금융국장 등이 참석했으며 한국은행에서는 이승일 부총재,남상덕 감사,윤한근 김병화 이주열 송창헌 이광주 부총재보,김경수 금융경제연구원장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이날 회동은 강 장관이 이 총재에게 요청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10년 전 옛 재정경제원 차관 때부터 한국은행과 숱한 갈등을 겪어온 강 장관이 화해의 제스처를 취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10명씩 서로 참석자 수까지 맞춰서 나온 양측은 식사에 반주가 곁들여진 가운데 그동안 양 기관의 해묵은 불신과 앙금을 모두 털어버리자는 이야기를 주고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환율과 금리를 두고 강 장관과 이 총재 사이에 견해차가 심한 것으로 언론에 비쳐지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도 견해를 같이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이번 회동을 계기로 재정부와 한은이 감정적 대립에서 벗어나 정책 공조의 강도를 높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한국 경제가 고유가 충격에 비틀거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사사건건 불협화음을 내 왔던 양 기관의 화해 노력에 각별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과거에도 장관이 바뀌면 친선 만찬을 한 적이 있지만 항상 했던 것은 아니다"며 "이례적이라고 할 수도 없지만 관례적이라고 할 수도 없는 행사"라고 말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