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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일본,미국,이탈리아의 공통점은 뭘까.

중소기업이 강한 국가란 점이다.

독일 중소기업은 전문기술형으로 글로벌화를 일궜다.

일본은 가업승계형으로 기술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미국은 첨단기술로 무장돼 있고,이탈리아는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 중소기업은 대기업 의존비중이 높아 자생력이 약하다.

5년 이상 중소기업 생존율을 살펴보면,일본 72%,이탈리아 62%,미국 38%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20%대에 불과하다.

10인 미만 제조업의 1인당 부가가치도 영국 8만5000달러,이탈리아 6만1000달러,일본 5만4000달러다.

우리나라는 2만7000달러 수준으로 '작지만 강한'기업이 아니라'작고 약한'기업이 많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가 이달초 제20회 중소기업주간을 맞아 발표한 2008년도 '중소기업 위상지표'에서 제시한 통계다.

중기중앙회는 미국 영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이 1인당 국민총소득(GNI) 2만 달러를 넘어 3만달러 시대로 진입한 데는 중소기업이 원동력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영국은 1996년 2만 달러 시대에 진입한 후 7년 만에 3만 달러 시대를 열었다.

이 시기 중소기업 비중은 사업체 기준으로 99%에 이르고,종사자수는 53.3%를 차지했다.

일본은 3만 달러 시대에 진입한 1992년 중소기업 사업체 비중이 99.1%였고,종사자는 71.7%에 이르렀다.

특히 GNI 3만 달러 달성 시기의 생산구조는 2만 달러 달성 시기에 비해 광업ㆍ제조업 비중이 작아지고 중소 서비스업 비중은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의 경우 2만 달러 시대에 진입한 1988년 24.5%였던 광업ㆍ제조업 비중이 3만 달러 시대를 달성한 1997년에는 21.1%로 줄었다.

반면에 서비스업은 68.6%에서 72.8%로 늘었다.

영국의 광업ㆍ제조업은 1996년 25.6%에서 2003년 17.7%로 감소했지만 서비스업은 67.7%에서 75.5%로 증가했다.

이는 중소기업이 고용창출과 경제성장을 주도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현주소는 열악하다.

선진국의 중소기업들 처럼 내세울만한 뚜렷한 색깔이 없고 기업수명도 짧다.

이같은 요인은 무엇보다 대ㆍ중소기업간 양극화 현상이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생산성 증가율 격차는 2004년과 2005년 9.0%포인트 이상 벌어졌으며,지난해에는 5.0%포인트로 일부 개선되는데 그쳤다.

중소기업은 지난 10년간 고용을 창출한 주역이었다.

같은 기간 대기업 일자리는 130여만개 줄어든 반면 중소기업 고용은 240여만개 늘어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했다.

중기중앙회는 외환위기를 겪은 1998년을 제외한 1996년부터 2006년까지 중소기업 일자리는 해마다 늘어나 모두 247만2000개의 일자리가 창출했다고 밝혔다.

반면에 대기업 일자리는 129만7000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들이 '고용 없는 성장'을 지속하는 동안 중소기업들은 지속적으로 고용 창출을 이뤄낸 것이다.

중소기업의 국가경제 기여도는 1963년부터 2006년까지 43년간의 통계치 비교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이 기간 제조업 전체의 고용증가분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차지한 비중은 각각 22.6%(56만명)와 77.4%(193만명)였다.

또 2006년을 기준으로 5인 이상 중소제조업은 제조업 전체 사업체수의 99.4%,고용의 75.9%,전체 부가가치의 51.1%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고용과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우리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해온 중소기업이 심각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고유가와 국제 원자재 값 인상,국내 경기 불황,국제 경제 환경 변화 등 악재가 넘친다.

우리 경제의 영양분은 실뿌리 같은 중소기업들로부터 솟아오른다.

잔뿌리가 깊게 착근 할 수 있는 토양 조성을 다시한번 생각해 볼 때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