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과세채권 만기자금 6조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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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분리과세형 채권의 상환자금 6조2500억원을 유치하기 위한 증권사 간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증권사들은 주로 거액 개인 고객들이 채권을 갖고 있는 점을 감안,비과세 국채와 브라질 채권 등을 대체투자용으로 선보이며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
일부 은행 PB들도 여기에 가세하고 있어 자금 유치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질 전망이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2003년 발행된 만기 5년짜리 분리과세형 채권이 이번 달에 7617억원어치가 만기가 돼 현금으로 상환된 데 이어 올해 말까지 총 6조2500억원이 상환될 예정이다.
연내 매달 평균 7800억원 정도가 풀리는 셈이다.
채권별로는 국민주택1종 5조1244억원,지역개발채권 7989억원,도시철도채권 3266억원 등이다.
채권 이자는 일반적으로 다른 금융소득과 합쳐 과세(종합과세)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정부에서 정한 분리과세형 채권은 발생한 이자소득에 대해 33%의 세율만 따로 분리해 부담하면 된다.
이 때문에 금융소득이 많아 세금 부담이 큰 자산가들이 많이 찾는다.
만기 5~7년짜리 분리과세형 채권은 2003년까지만 발행됐고 2004년부터는 10년 이상 장기채만 분리과세되고 있다.
이에 따라 2003년 발행된 국공채는 만기가 5년으로 가장 짧으면서도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물량이어서 거액 개인 자산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업계에서는 올해 만기 도래분 가운데 절반이 넘는 3조원 이상을 이들 거액 자산가가 직접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나머지는 자산운용사 신탁펀드에 편입돼 있지만 이 중 상당 물량도 노출을 꺼린 개인 자산가들이 펀드 형태로 투자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증권사들은 거액 자산가들이 보수적인 투자 성향에,과세표준금액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절세형 상품에 관심이 많을 것으로 보고 만기된 자금을 유치하기 위한 대안상품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증권은 안정성과 유동성이 높은 비과세 국채와 물가연동 국채,낮은 표면금리(저쿠폰)의 지역개발채권 등 보다 높은 세후 수익을 원하는 고객의 입맛에 맞춘 상품을 내놓고 있다.
삼성증권은 현재 8년 만기 비과세 국채와 표면금리가 2.5%인 3·5·7년짜리 지역개발채권을 판매하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은 2004년 이후 발행된 국민주택2종 중 만기가 6~7년 정도 남은 채권과 비과세 혜택이 있는 브라질 국채 등을 대안 투자로 제시하면서 자금 유치에 나서고 있다.
노평식 동양종금증권 FICC부장은 "최근에는 비과세 혜택과 브라질 헤알화 평가 절상에 따른 환차익을 노릴 수 있는 2010년 1월 만기 브라질 국채를 적극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