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4700여 가구분의 마지막 '철거민 딱지'를 일괄 공급한다.

특히 강남구 세곡동,서초구 우면동 등 알짜 택지개발지구에 대한 청약 기회가 이번이 마지막인 데다 당첨만 되면 앉은 자리에서 수억원의 거금을 벌 수 있어 '로또' 수준의 청약 열기가 예상된다.

서울시와 SH공사는 지난 4월17일까지 보상계획 공고가 나간 도시계획 사업의 철거민 4672명에 대해 오는 6월16일부터 10월31일까지 특별공급지구 신청을 접수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들 4672명은 서대문구 종로구 성북구 등 22개 자치구별로 도로 수용,공원 조성,시민아파트 철거 등 도시계획 사업을 위해 주택을 철거당한 소유주다.

이번에 공급되는 특별분양 대상 택지개발지구는 강남구 세곡,서초구 우면2,마포구 상암2 등 14개 지구 4730가구(59㎡형 892가구,84㎡형 3838가구)다.

이 중 세곡이나 우면2 등 입지가 좋고 가격 장점이 높은 지구에 신청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돼 지구 간 불균형이 극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세곡이나 우면2 지구의 경우 84㎡(33평)형을 기준으로 시세가 최소 8억원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특별 분양가를 3.3㎡당 1200만원으로 잡아도 당첨만 되면 그 자리에서 족히 갑절 이상은 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지난해 송파구 장지 지구의 특별 분양가는 3.3㎡당 1121만원이었다.


이번이 세곡,우면2 지구 등에 청약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다 보니 기존에 지구 배정을 받았던 철거민들도 대거 변경 신청에 나설 것으로 보여 경쟁률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규정상 철거민 딱지는 한 번에 한해 지구 변경 신청을 할 수 있다"면서 "현재 변경 신청이 가능한 1700~1800명의 기존 특별공급 대상자들도 세곡,우면2지구 등 분양신청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와 SH공사는 지구 추첨 및 배정 때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오는 10월31일까지 신청 접수해 11월11일 경찰관 입회하에 전산 추첨을 실시한다.

신청할 때 희망 지구를 3순위까지 써내야 하며 각 순위별로 추첨이 이뤄진다.

3순위까지 모두 떨어진 경우 전체 지구 중 남은 물량을 대상으로 무작위 배정한다.

변경 신청자의 경우 낙첨하면 당초 지구로 복귀해야 한다.

철거민 딱지는 서울시가 도로나 공원 조성 등 도시계획 사업을 위해 철거되는 주택 소유자에게 택지지구 내 아파트 특별분양권을 주던 것으로 원래 철거민의 주거 안정이 목적이었다.

하지만 투기 대상으로 변질한 데다 더 이상 택지개발 사업을 할 만한 땅이 없자 지난 4월18일 폐지됐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