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밤에도 계속된다.

해가 떨어졌다고 잠자리에 들거나 술집으로 향할 일이 아니다.

환한 달빛과 은은한 오색 조명 아래,해가 있을 때보다 더 빛나는 여행지가 여럿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꿈결 같은 야간 여행'이란 주제에 어울리는 여행지를 추천했다.

▶송암천문대(경기 양주)=송암천문대는 한일철강의 송암 엄춘보 회장이 사재 350억원을 들여 지은 천문 테마파크로,지난해 7월 문을 열었다.

스페이스센터가 중심을 잡고 있다.

밤하늘의 별자리를 공부할 수 있는 '디지털 플라네타리움',우주비행시 일어날 수 있는 상황들을 시뮬레이션 그래픽으로 관찰하는 '챌린저 러닝센터'와 같은 첨단 기기들로 가득하다.

특히 챌린저 러닝센터는 동양에서는 송암천문대가 유일하게 갖추고 있는 시설로 초등 5학년 이상이면 단체로 교육에 참여할 수 있다.

천문대에는 주관측실과 보조관측실이 있다.

국내기술로 만든 첫 번째 60㎝급 망원경과 반사식,반사굴절식,굴절식 등 다양한 성능의 망원경 7종이 있다.

입장료는 천문대 이용권,케이블카 왕복 1회권,플라네타리움 1회 관람권으로 구성된 스타이용권이 어른 2만6000원,청소년 2만3000원,4세 이상 어린이 2만원이다.

송암천문대가 자리한 장흥면에는 백남준,데이비드 걸스타인 등 거장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장흥아트파크,삼림욕을 겸하기 좋은 장흥 자생수목원 등이 있다.

양주 읍내의 양주별산대놀이마당에서는 매주 토ㆍ일요일 오후 3시 양주별산대놀이를 구경할 수 있다.

양주시청 문화체육과 (031)820-2121,송암천문대 (031)894-6000

▶한옥마을(전북 전주)=전주 한옥마을은 전통 한옥 800여가구를 비롯 전주향교,경기전,전동성당,풍남문 등 전주를 상징하는 문화재와 한옥생활체험관,전통술박물관 등의 체험시설이 한 데 모여 있는 전주 관광의 중심지다.

한옥마을에서는 전통 악기 공연과 체험 등의 프로그램이 무료로 운영된다.

매월 음력 보름 저녁에 펼쳐지는 '보름 산조 야'가 체험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한옥생활체험관 옆에 있는 전통술박물관에서는 막걸리와 청주가 같은 술독 안에서 얻어지는 과정 등을 공부할 수 있다.

매월 1,3주 토요일 오후 3시에 술밥 비비기,소주 내리기 등 술 만드는 과정을 시연하며, 2,4주 오후 3시에는 무료 술 시음회도 연다.

풍남문과 경기전,전동성당도 걸어서 둘러볼 수 있다.

한옥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오목대와 야경의 명소인 덕진공원도 필수코스다.

전주시청 문화관광과 (063)285-5151

▶신라의 달밤(경북 경주)=1000년 고도 경주는 밤에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난다.

대릉원에서 계림,월성을 거쳐 임해전지에 이르는 코스가 경주 야경을 감상하기에 제일 좋다.

임해전지는 경주 야경이 완성되는 곳.안압지와 세 개의 전각이 복원돼 있는데 이 세 개의 전각이 밤이면 각각의 경관조명을 통해 화려하게 변신한다.

임해전지 내 야외 특설무대에서는 매주 토요일 오후 7시30분부터 1시간 정도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경주의 밤을 보다 의미있게 보내고 싶다면 경주남산연구소와 신라문화원에서 진행하는 답사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게 좋다.

경주남산연구소에서는 한 달에 한 번 달뜨는 시간에 맞춰 '남산달빛기행'을 진행한다.

참가비는 없으며 매회 선착순 50∼80명만 접수한다.

신라문화원에서도 매월 보름을 전후한 토요일에 경주시 유명 유적지를 둘러보는 '달빛신라역사기행'을 운영하고 있다.

참가비용은 일반 1만8000원.경주시청 문화관광과 (054)779-6061

▶동양의 나폴리(전남 여수)='동양의 나폴리'라고 불리는 여수는 야경도 환상적이다.

사장교인 돌산대교 야경이 특히 멋지다.

야경 유람선 투어가 하이라이트.해맞이 포인트로도 유명한 오동도의 음악분수대 앞에서 출발해 자산공원∼해양공원∼돌산대교∼국동 어항단지를 1시간가량 도는 야경 유람선 투어는 10월 말까지 운항한다.

여수의 관광명소로는 진남관과 향일암을 꼽을 수 있다.

국보인 진남관은 충무공 이순신이 전라좌수영의 본영으로 사용하던 곳으로 당시에는 진해루란 누각이었다.

임진왜란이 끝난 다음해인 1599년 삼도수군통제사 이시언이 정유재란 때 불타버린 진해루 터에 75칸의 객사를 지어 진남관이라 이름지었다.

향일암은 한국 4대 관음기도처 중 한 곳.범종소리와 함께 떠오르는 해를 보며 복을 기원하기 위해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여수시 관광진흥과 (061)690-2037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경기 수원)=수원화성은 조선 22대 왕인 정조때 축성한 것으로 1997년 12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축성기록을 담은 '화성성역의궤'는 지난해 세계기록문화유산에 올랐다.

화성의 둘레는 5.7㎞로 4대문을 비롯 많은 조선 후기의 건축물들을 감상할 수 있다.

저녁이 되면 수원화성 전체가 은은한 조명을 받아 또 다른 멋을 풍긴다.

달빛 아래에서 즐기는 산책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성남 방면으로 연결되는 창룡문 근처에 활쏘기체험장,용차탑승장 등이 있다.

활쏘기 체험은 초등 1학년 이상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1순(5발)당 1000원.용차는 연무대앞과 팔달산 강감찬 장군 동상 앞을 순환하는 코스로 운영된다.

탑승요금은 1500원.수원시청 문화관광과 (031)228-2068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