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개정안이 29일 최종 확정돼 고시 의뢰됐다.

지난 4월18일 한국과 미국이 수입위생조건 개정에 합의한 이후 '부실 협상'에 대한 비난 여론이 비등하면서 추가 협상을 통해 수정한 안이다.

다음 주 초 행정안전부가 관보에 게재하면 그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

이에 따라 새 수입조건에 따른 검역도 재개돼 다음 달 하순께부터는 미국산 'LA갈비'가 본격적으로 국내에 상륙할 전망이다.

◆합의문-고시,무엇이 달라졌나

새 수입위생조건의 핵심은 '모든 연령,모든 부위'의 수입 허용이다.

이전 수입조건에서는 '30개월령 미만 소의 뼈없는 살코기'만 수입토록 했지만 이제는 월령 제한은 물론이고 뼈,내장 등 살코기 이외 부위도 문을 열어줬다.

30개월 미만 소의 편도와 소장끝,30개월 이상 소의 편도,소장끝,뇌,눈,척수,머리뼈,척추(등뼈) 등 특정위험물질(SRM)만 수입 금지 대상으로 남았다.

수정이 이뤄진 부분은 크게 두 가지.검역주권을 상실했다는 비판을 받았던 '수입중단 권리' 문제와 SRM 종류에 관한 것이다.

두 가지 모두 부칙에 명시됐다.

우선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할 경우 우리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조치와 관련,당초 합의문에서는 '국제수역사무국(OIE)이 미국의 광우병통제국가 지위 분류에 부정적 변경을 인정할 경우'에만 수입을 중단할 수 있었지만 최종안에서는 한국 정부의 재량으로 즉각 중단할 수 있게 했다.

다음으로 미국 내에서는 SRM으로 분류돼 있지만 합의문에서는 SRM에 포함시키지 않아 논란이 일었던 척주,꼬리뼈,경추ㆍ흉추ㆍ요추의 극돌기와 횡돌기,천추의 정중천골능선 등을 SRM에 추가했다.

수입 쇠고기에 적용하는 SRM 기준을 미국 내부 규정과 동일하게 맞춘 것이다.

◆현물검사 비율 확대

정부는 우리 검역관을 미국에 상주시키는 한편 전문가로 구성한 특별점검반을 미국 내 수출작업장에 보내 현장 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국내 검역 단계에서는 현물검사 비율을 호주산에 적용하는 1%보다 3배 많은 3%로 하고,특히 새로 수출작업장으로 승인받은 곳에서 생산한 물량에 대해서는 정밀검사를 실시키로 했다.
[美쇠고기 수입 고시] 미국인이 먹는 기준에 맞춰 SRM 제거
혀와 내장 등 부산물은 반드시 해동검사와 조직검사(현미경 검사)를 실시하고,T-born 스테이크는 모든 상자에 대해 연령 표시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언제 수입되나

새 수입조건은 다음 주 초 고시 시점 이후 도축ㆍ생산되는 모든 미국산 쇠고기에 적용된다.

다만 작년 10월 검역을 중단할 당시 용인 등 검역창고와 부산항 컨테이너 야적장(CY)에 보관 중인 물량과 미국 내 롱비치항구 등에서 이미 선적한 물량 등 총 1만2000t가량은 양국 합의에 따라 새 수입조건으로 검역을 실시한다.

이 중 국내에 보관 중인 5300t은 고시 직후 검역신청이 이뤄질 전망이다.

검역신청 접수,검역관 검사,합격증 발부,관세 납부 등에 최소 3~4일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1~2주 정도 후면 5300t대부분이 시중에 유통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한국행 수출 검역까지 마쳤으나 검역 중단 조치로 지금까지 롱비치항구 창고 등에서 대기하고 있는 약 7000t은 고시 공포와 함께 지체없이 한국으로 출발한다.

보통 15일 정도인 선박 운송 기간을 감안하면 다음 달 중순께 도착하고,역시 3~4일 뒤 유통이 가능할 전망이다.

새 수입조건 고시 후 도축되는 'LA갈비' 등 뼈붙은 쇠고기와 내장 등 부산물은 다음 달 하순께부터 본격적으로 수입될 것으로 육류 수입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