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公 30명ㆍ주공 25명 … 공기업 사장 공모 거품 논란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사장을 뽑기 위한 재공모를 했지만 적임자를 찾지 못해 사장 후보를 추가로 모집하기로 했다.

이처럼 공기업 사장 공모에 기관마다 수십 명씩 후보자가 몰리고 있지만 정작 마땅한 인재를 찾지 못하는 등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주택금융공사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29일 전체회의를 열고 사장 후보를 오는 6월10일까지 추가 모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임추위는 "최근 재공모 결과 총 22명이 응모했으나 1차 공모 당시의 지원자가 상당수 재지원하는 등 후보자 풀이 적정 수준으로 확보되지 못했다"며 "헤드헌터사에 의한 추천 방식을 병행해 후보자를 더 찾아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주택금융공사는 지난달 1차 공모를 실시했으나 적임자가 없다는 금융위원회의 판단에 따라 지난 26일까지 재공모를 받았다.

이에 공기업 사장 공모에 지원자는 많지만 적임자를 고르기는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28일 사장 공모를 끝낸 한국투자공사(KIC)에도 무려 30명이 지원했으며 주택공사에 25명,토지공사 20명,도로공사 17명,철도공사에 12명이 각각 원서를 냈다.

예금보험공사 감사 공모에도 20명 가까이 응모했으며 정부가 지분을 가진 우리은행장에도 12명이 몰렸다.

그러나 응모자 중에는 '함량 미달' 지원자가 수두룩한가 하면 일부 인사는 여러 곳에 원서를 내는 등 '안 되면 말고' 식의 겹치기 지원도 서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공모를 거친 인물을 정부가 거부해 재공모하는 상황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특히 실력을 갖춘 인사들은 이런 저런 이유로 응모를 꺼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서를 냈다가 탈락하면 명예에 손상을 입을 수 있는 데다 현 직장에서 '자리를 내놓고 응모하라'는 압력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 공기업은 '거물급 인사'의 경우 철저히 비밀을 지킨다는 조건을 달아서 응모에 나서도록 독려하는 등 적임자를 찾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