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中거상의 비결도 결국은 人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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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中거상의 비결도 결국은 人테크
'1위 상인,2위 농부,3위 군인,4위 선비'. 이는 청나라 옹정제 시대의 대신 유우의(劉于義)가 황제에게 올린 산시(山西) 지방의 독특한 사회적 신분 서열에 관한 보고서 중 핵심 내용이다.
산시 사람은 여타 지역의 옛날 중국 사람들과 달리 사농공상(士農工商)의 봉건적 서열 의식에서 자유로웠다.
그들은 전심전력으로 상업에 종사하는 상인을 으뜸으로 받들었다.
산시 상인은 진상(晉商)이라 불리며 안휘성의 휘상(徽商)과 나란히 중국 전통 상인의 양대 거두로 불려 왔다.
세계의 경제 사학가들은 경영 능력,기업가 정신,계산적 두뇌 등 금융 감각이 탁월한 진상을 '중국의 베네치아 상인'이라 평가한다.
실제로 중국에서 은행,신탁,증권 등 금융업 종사자들은 산시 출신이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하여 왔다.
명나라 시대든 청나라 시대든 국민당이든 공산당이든 중국의 돈 궤짝은 진상에게 장악되어 왔다.
진상은 장사를 자랑스럽게 여겼으며 국가의 은혜에 보답하고 백성을 구제할 수 있는 방편의 하나로 생각했다.
진상은 동향 출신인 관우를 신으로 받들며 의리와 신의를 바탕으로 이익을 추구하면서 의(義)와 이(利)를 함께 중시하는 길을 걸었다.
이 책의 저자 량샤오민(梁小民) 역시 산시 태생으로 중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겸 작가이다.
그는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에 경제 이론을 엮어 내는 데 천부적 재능을 지녀 '중국 대표 대중 경제학자'로 자리 매김되고 있다.
현재 베이징 근교 별장에 살면서 두 대의 고급 외제 승용차를 번갈아 가며 몰고 TV 방송과 7개 대학의 MBA 특강을 하러 다니는 활력 넘치는 부자 지식인이기도 하다.
그의 저서들은 문제의 핵심을 쉬운 문체로 참신하고 예리하게 발라 내기로 정평이 나 있다.
이 책에서도 진상의 남다른 성공 비결로 효과적인 제도를 창조하는 능력을 들면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제도를 심층적으로 구명(究明)했다.
진상은 지금과 별반 차이가 없는 주식 제도를 창안했고 엄격히 제도화된 내부의 관리나 운영 방식 역시 서양의 선진 기업에 전혀 뒤처지지 않았다.
스톡 옵션과 같은 공모주 제도도 창안하여 시행했다.
환어음을 취급하는 여♥수신 업무의 민간 금융기구인 표호(票號)는 오너와 전문 경영인의 합작으로 운영했다.
오너는 소유만 하고 전문 경영인은 투자하지 않았다.
표호는 최저 12은량에서 최고 100은량까지의 차등 연봉제를 실시했고 실적이 가장 나쁜 종업원은 퇴출하는 도태 제도를 시행했다.
저자는 장구한 표호의 역사에서 단 한 건의 종업원 횡령이나 배신 사건도 일어나지 않은 비결을 표호의 치밀한 인사관리 제도에서 찾고 있다.
이를테면 종업원 신규 채용시 개인과 가문에 대한 엄격한 심사를 통해 3대를 거쳐 범죄 이력이 없는 자만을 채용했다.
모든 신입 점원은 3년의 수습 기간을 좋은 실적으로 근무해야만 정식 직원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진상은 현재형이 아니라 과거형으로 말할 수밖에 없다.
산시성은 지금 중국에서 가장 가난하고 낙후한 지역으로 꼽힌다.
저자가 산시 태생이라 그런지 진상의 영광은 친절하게 설명하였으나 진상의 몰락의 수수께끼를 풀이하는 데는 인색한 것이 흠이라면 흠.하지만 중국 경제와 상업에 대해 이만큼 재미있고 알찬 책은 찾기 어렵다.
중국 경제와 문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겉으로 보이는 현상 이면에 깔려 있는 이유와 근거를 함께 자상하게 풀이해 주기 때문에 흥미와 지식을 동시에 얻을 수 있어 좋다.
강효백 경희대 교수
산시 사람은 여타 지역의 옛날 중국 사람들과 달리 사농공상(士農工商)의 봉건적 서열 의식에서 자유로웠다.
그들은 전심전력으로 상업에 종사하는 상인을 으뜸으로 받들었다.
산시 상인은 진상(晉商)이라 불리며 안휘성의 휘상(徽商)과 나란히 중국 전통 상인의 양대 거두로 불려 왔다.
세계의 경제 사학가들은 경영 능력,기업가 정신,계산적 두뇌 등 금융 감각이 탁월한 진상을 '중국의 베네치아 상인'이라 평가한다.
실제로 중국에서 은행,신탁,증권 등 금융업 종사자들은 산시 출신이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하여 왔다.
명나라 시대든 청나라 시대든 국민당이든 공산당이든 중국의 돈 궤짝은 진상에게 장악되어 왔다.
진상은 장사를 자랑스럽게 여겼으며 국가의 은혜에 보답하고 백성을 구제할 수 있는 방편의 하나로 생각했다.
진상은 동향 출신인 관우를 신으로 받들며 의리와 신의를 바탕으로 이익을 추구하면서 의(義)와 이(利)를 함께 중시하는 길을 걸었다.
이 책의 저자 량샤오민(梁小民) 역시 산시 태생으로 중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겸 작가이다.
그는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에 경제 이론을 엮어 내는 데 천부적 재능을 지녀 '중국 대표 대중 경제학자'로 자리 매김되고 있다.
현재 베이징 근교 별장에 살면서 두 대의 고급 외제 승용차를 번갈아 가며 몰고 TV 방송과 7개 대학의 MBA 특강을 하러 다니는 활력 넘치는 부자 지식인이기도 하다.
그의 저서들은 문제의 핵심을 쉬운 문체로 참신하고 예리하게 발라 내기로 정평이 나 있다.
이 책에서도 진상의 남다른 성공 비결로 효과적인 제도를 창조하는 능력을 들면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제도를 심층적으로 구명(究明)했다.
진상은 지금과 별반 차이가 없는 주식 제도를 창안했고 엄격히 제도화된 내부의 관리나 운영 방식 역시 서양의 선진 기업에 전혀 뒤처지지 않았다.
스톡 옵션과 같은 공모주 제도도 창안하여 시행했다.
환어음을 취급하는 여♥수신 업무의 민간 금융기구인 표호(票號)는 오너와 전문 경영인의 합작으로 운영했다.
오너는 소유만 하고 전문 경영인은 투자하지 않았다.
표호는 최저 12은량에서 최고 100은량까지의 차등 연봉제를 실시했고 실적이 가장 나쁜 종업원은 퇴출하는 도태 제도를 시행했다.
저자는 장구한 표호의 역사에서 단 한 건의 종업원 횡령이나 배신 사건도 일어나지 않은 비결을 표호의 치밀한 인사관리 제도에서 찾고 있다.
이를테면 종업원 신규 채용시 개인과 가문에 대한 엄격한 심사를 통해 3대를 거쳐 범죄 이력이 없는 자만을 채용했다.
모든 신입 점원은 3년의 수습 기간을 좋은 실적으로 근무해야만 정식 직원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진상은 현재형이 아니라 과거형으로 말할 수밖에 없다.
산시성은 지금 중국에서 가장 가난하고 낙후한 지역으로 꼽힌다.
저자가 산시 태생이라 그런지 진상의 영광은 친절하게 설명하였으나 진상의 몰락의 수수께끼를 풀이하는 데는 인색한 것이 흠이라면 흠.하지만 중국 경제와 상업에 대해 이만큼 재미있고 알찬 책은 찾기 어렵다.
중국 경제와 문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겉으로 보이는 현상 이면에 깔려 있는 이유와 근거를 함께 자상하게 풀이해 주기 때문에 흥미와 지식을 동시에 얻을 수 있어 좋다.
강효백 경희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