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적으로 완성된 것 같지 않지만 선수 개인별 기술이 뛰어나고 해결 능력도 갖춰 녹록한 상대가 아니다.

긴장의 고삐를 늦출 수 없다"

허정무 축구 대표팀 감독이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3차 예선 3차전(31일 오후 8시.서울월드컵경기장)인 요르단과 일전을 하루 앞두고 내놓은 분석이다.

허 감독은 지난 25일 중국 상하이로 건너가 요르단과 중국 대표팀 간 평가전을 관전하고 요르단 전력을 점검했다.

요르단은 당시 중국에 0-2로 졌지만 중동 특유의 강한 체력과 스피드를 바탕으로 `선(先) 수비 후 빠른 역습'을 전개했다.

31일 홈경기에 이어 다음 달 7일 원정에서 잇따라 맞붙어야 요르단은 한국이 최종예선 티켓을 따기 위해서 반드시 넘어야 할 상대다.

그러나 요르단의 전력은 여전히 베일에 쌓여 있다.

중국과 평가전 때도 선수들의 유니폼에 새겨진 이름을 흰색 천으로 가리고 경기를 할 정도로 전력 노출을 꺼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는 한국이 50위로 104위인 요르단보다 54계단이 높다.

상대전적은 한 번 싸워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한국은 2004년 7월 아시안컵 조별리그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던 것. 청소년 대표팀이 2006년 아시아축구연맹(AFC) 19세 이하 선수권대회에서 요르단을 두 차례 이긴 게 전부다.

포르투갈 태생인 마르티뉴 빈가다(55) 감독이 지휘하는 요르단은 5-4-1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수비에 치중하다 역습을 이용해 한 방을 노리는 공격 스타일을 구사한다는 게 허정무 감독의 설명이다.

또 국내파 선수들을 주축으로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으면서도 개인기가 뛰어나고 양쪽 측면을 이용한 빠른 공격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가장 경계할 선수는 원톱 출격이 유력한 타에르 바와브(23).
바와브는 20대 초반의 나이에도 빼어난 골 감각과 위치 선정 능력을 앞세워 투르크메니스탄과 3차 예선 2차전 때 후반 투입돼 2-0 승리에 쐐기골을 터뜨렸다.

바와브를 꼭짓점으로 좌우 측면 공격수로 알발라 살림, 와다이 알사이피가 서고 플레이메이커로 하수네 카셈이 바와브 뒤를 받칠 가능성이 높다.

또 수비라인에는 3차 예선 1, 2차전에 잇따라 출전했던 하템 아켈과 와셈 왈브주르가 버티고 있고 골문은 주전 수문장 로아이 엘라마이레가 지킬 전망이다.

요르단 선수 24명 중 주전급 3명이 중국과 평가전 때 다친 것으로 전해졌지만 부상자는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았다.

입국 첫 날인 29일 오후 8시30분부터 파주 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적응훈련과 미니게임을 지휘했던 빈가다 감독은 "한국이 안방에서 질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공언했지만 실제 경기력은 뚜껑을 열어봐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