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모씨(43ㆍ여)는 수년전 아버지와 큰 언니,자신에 이어 작년 10월 둘째 언니마저 대동맥질환으로 쓰러지는 불행을 당했다.

대동맥질환은 심장에서 가장 많은 양의 동맥피를 내보내는 대동맥이 얇아진 채로 늘어지거나,혈관의 내막과 외막이 분리돼 언제 균열될지 모르는 치명적인 증상.김씨는 3년 전 자신의 생명을 구해주었던 송명근 교수가 생각났다.

수소문해보니 송 교수는 18년 동안 재직했던 서울아산병원을 떠나 건국대병원 흉부외과로 옮긴 직후였고 24시간 핫라인 전화를 통해 응급 환자를 받고 있었다.

김씨는 송 교수에게 즉시 전화를 걸었고 무사히 둘째 언니를 살릴 수 있었다.

송 교수는 심장수술에 관한 한 국내 최초 또는 최다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 국내 최고의 명의로 손꼽힌다.

이를 감안,건국대병원은 국내 대학병원 중에서 사상 처음으로 송 교수의 이름을 따서 '송명근심혈관외과클리닉'을 지난해 10월1일 개설했다.

그만큼 송 교수는 병원장에 준하는 파격적인 대우와 신뢰를 받고 있다.

이 클리닉의 자랑은 24시간 심장병 환자 대응 시스템이다.

흉부외과의 신제균 지현근 김준석 교수와 전공의 4명,심장마취전문의,마취전담ㆍ수술전담ㆍ병동전담 간호사,심폐기사 등이 팀을 이뤄 언제라도 심장병 환자를 맞을 채비를 갖춰 놓았다.

의료진을 뒷받침할 최신 장비도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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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테슬러급 심장 MRI(자기공명영상촬영)는 제작사인 GE헬스케어가 송 교수를 위해 특별히 업그레이드해준 장비다.

64채널 심장 CT(컴퓨터단층촬영)는 심장 구조를 입체적으로 관찰하게 해준다.

3차원 식도 통과 심장초음파(3D TEE)는 국내 처음으로 도입한 기기다.

이 같은 장비는 심장의 해부학적 구조와 기능을 신속 명료하게 파악하게 해줌으로써 수술의 안전성과 품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송 교수는 건국대병원에서도 환자로부터 높은 신뢰를 얻고 있음을 입증했다.

작년 10월 200명 선이었던 클리닉의 외래환자는 지난 4월 820명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월별 수술 건수도 5건에서 80건 수준으로 급증했다.

송 교수는 "내가 집도하고 교수와 전문간호사들이 보조하는 만큼 우리 클리닉의 수술은 최상급이라 자부할 수 있다"며 "은퇴 전에 세계 최고의 심장병원을 만드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