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이자수익과 환차익을 동시에 가져다 주는 외화예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외화예금을 통해 자녀 유학비나 연수 자금을 미리 장만할 수 있고 적립식 펀드처럼 외화예금에 장기 분산 투자하면 쏠쏠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호주·뉴질랜드 예금은 연 8~9%

외화예적금은 원화로 입금해 외화로 예치하는 상품.원화에서 외화로 바뀔 때에는 해외 송금 환율인 전신환 매도율이 적용된다.

가령 100만원을 미국 달러 예금에 넣으면 원·달러 전신환 매도율인 1036원(30일 기준)을 적용받아 통장에는 965달러가량이 남게 된다.

외화상품도 원화 예적금처럼 정기예금과 자유적금,보통예금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통화별로는 30개의 상품이 있다.

금리만 생각하면 호주 달러와 뉴질랜드 달러 예금이 가장 나은 편이다.

두 상품의 1년 만기 상품의 금리가 연 8~9%이고 1개월만 맡겨도 연 7~8%의 금리가 보장된다.

연 금리가 5~6%인 국내 정기예적금에 비해 2~3%포인트의 금리를 더 받을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외화예금 중 미국 달러 예금 금리가 2~3%,일본 엔 예금 금리는 0~2%에 불과하기 때문에 호주와 뉴질랜드 예금의 투자 매력도는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환율이다.

호주 달러 가격은 1월2일 1달러당 823원에서 4개월여 만에 989원(29일 기준)으로 20%가량 급등했다.

같은 기간 뉴질랜드 달러 가격도 12% 올랐다.

지금 투자하기에는 단기간에 환율이 너무 급등했다는 얘기다.

또 나중에 원화로 찾을 때는 인출액의 1%,외화로 찾으면 3%의 수수료를 각각 내야 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하더라도 올 1월에 호주 달러나 뉴질랜드 달러 예금에 투자했더라면 이자 수익에 막대한 환차익까지 더해 20% 내외의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다.

◆외화예금도 적립식 펀드하듯

환율이 어디로 튈지 몰라 외화예금 가입이 망설여진다면 외화적금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

매달 정기적으로 일정액을 불입하거나 돈이 생길 때마다 넣으면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다.

최근에는 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여러 이종통화 예금을 하나의 계좌에서 관리하면서 통화 간 전환이 가능한 멀티 외화예금도 나오고 있다.

노홍균 기업은행 자금부 차장은 "적립식으로 투자하면 평균의 원리에 의해 환율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데다 만기 전에도 여러 차례 돈을 인출할 수 있어 투자 메리트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올해 해외여행에서 쓰고 남은 달러를 바로 환전하지 말고 외화예금을 개설하는 것도 고려해봄직하다.

외화예금에 돈을 넣으면 외화를 원화로 환전할 때의 환율인 현찰매입률보다 높은 전신환 매입률을 적용받기 때문이다.

쓰고 남은 100달러를 원화로 환전하는 것보다 외화예금에 넣어두는 게 고객에게 더 유리하다는 얘기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원·달러 환율도 진정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어 과도한 환차익을 노리고 외화예금에 투자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