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두현의 책마을 편지] 평전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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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신간 262종 가운데 평전 두 권이 유독 눈길을 끕니다.
올해 탄생 400주년을 맞는 시인 존 밀턴의 생애를 담은 《밀턴 평전-불굴의 이상주의자》(박상익 지음,푸른역사)와 19세기 최고의 물리학자 제임스 클라크 맥스웰의 삶을 다룬 《모든 것을 바꾼 사람》(바실 메이헌 지음,김요한 옮김,지식의숲)이 그겁니다.
두 권 모두 좋은 평전의 조건을 두루 갖췄군요.
해당 인물의 내면 풍경과 잘 알려지지 않은 측면을 새롭게 비추면서 당시의 시대 배경이나 미시적인 생활사까지 촘촘하게 복원해 냈습니다.
《실낙원》의 저자인 밀턴은 우리에게 '익숙한 시인'이자 '낯선 혁명가'이지요.
그는 셰익스피어에 버금가는 대시인이지만 세 가지의 커다란 시련을 딛고 일어선 혁명가적 이상주의자이기도 합니다.
그의 고난 중 가장 가혹한 것은 시력 상실이었지요.
36세부터 시력을 잃어 가다 44세 때 완전히 실명했는데,책 읽기와 글 쓰기를 생명으로 삼는 문필가에게는 가혹한 시련이었죠.이를 '신의 징벌'로 규정한 정적들의 공격과 치료 과정에서 겪어야 했던 고통도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시력보다 더 명료한 마음의 눈으로 시련을 이겨 냈습니다.
또 결혼한 지 두 달 만에 이혼하는 아픔을 겪었고 국왕파의 온갖 위협과 투옥으로 어두운 시절을 보냈지만 자신을 체포한 조국에 대해 무한한 애정을 보이며 선비다운 신념을 지켰습니다.
그래서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는 '밀턴,그대야말로 우리 시대에 살아 있어야 하겠다/영국은 그대를 간절히 원한다/(중략)/아,우리를 일으키라,우리에게 돌아오라'며 그를 애타게 불렀습니다.
천재 물리학자 맥스웰의 일생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그는 전자기 이론으로 우리에게 라디오와 텔레비전을 선사했고 레이더를 만들어 냈지요.
세계 최초로 컬러 사진을 선보이고 토성 고리의 구조에 얽힌 비밀도 찾아 냈습니다.
그는 19세기가 낳은 '가장 마법 같은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아인슈타인과 뉴턴의 이름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았지요.
그 이유를 '시대를 앞서 나간 사람이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분석합니다.
그가 대중적 명성보다는 따뜻하고 유쾌한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원했다는 설명도 곁들여져 있습니다.
천재 과학자의 면모 외에 소소한 일상과 일화에서 맥스웰이 인간적으로도 '위대한 인물'이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문화부 차장 kdh@hankyung.com
올해 탄생 400주년을 맞는 시인 존 밀턴의 생애를 담은 《밀턴 평전-불굴의 이상주의자》(박상익 지음,푸른역사)와 19세기 최고의 물리학자 제임스 클라크 맥스웰의 삶을 다룬 《모든 것을 바꾼 사람》(바실 메이헌 지음,김요한 옮김,지식의숲)이 그겁니다.
두 권 모두 좋은 평전의 조건을 두루 갖췄군요.
해당 인물의 내면 풍경과 잘 알려지지 않은 측면을 새롭게 비추면서 당시의 시대 배경이나 미시적인 생활사까지 촘촘하게 복원해 냈습니다.
《실낙원》의 저자인 밀턴은 우리에게 '익숙한 시인'이자 '낯선 혁명가'이지요.
그는 셰익스피어에 버금가는 대시인이지만 세 가지의 커다란 시련을 딛고 일어선 혁명가적 이상주의자이기도 합니다.
그의 고난 중 가장 가혹한 것은 시력 상실이었지요.
36세부터 시력을 잃어 가다 44세 때 완전히 실명했는데,책 읽기와 글 쓰기를 생명으로 삼는 문필가에게는 가혹한 시련이었죠.이를 '신의 징벌'로 규정한 정적들의 공격과 치료 과정에서 겪어야 했던 고통도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시력보다 더 명료한 마음의 눈으로 시련을 이겨 냈습니다.
또 결혼한 지 두 달 만에 이혼하는 아픔을 겪었고 국왕파의 온갖 위협과 투옥으로 어두운 시절을 보냈지만 자신을 체포한 조국에 대해 무한한 애정을 보이며 선비다운 신념을 지켰습니다.
그래서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는 '밀턴,그대야말로 우리 시대에 살아 있어야 하겠다/영국은 그대를 간절히 원한다/(중략)/아,우리를 일으키라,우리에게 돌아오라'며 그를 애타게 불렀습니다.
천재 물리학자 맥스웰의 일생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그는 전자기 이론으로 우리에게 라디오와 텔레비전을 선사했고 레이더를 만들어 냈지요.
세계 최초로 컬러 사진을 선보이고 토성 고리의 구조에 얽힌 비밀도 찾아 냈습니다.
그는 19세기가 낳은 '가장 마법 같은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아인슈타인과 뉴턴의 이름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았지요.
그 이유를 '시대를 앞서 나간 사람이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분석합니다.
그가 대중적 명성보다는 따뜻하고 유쾌한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원했다는 설명도 곁들여져 있습니다.
천재 과학자의 면모 외에 소소한 일상과 일화에서 맥스웰이 인간적으로도 '위대한 인물'이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문화부 차장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