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이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는 가운데 대만은 오히려 높여 주목되고 있다.

수출이 잘되는 데다 마잉주 총통(대통령) 취임 이후 중국과의 경제협력이 확대되고 있는 덕분이다.

대만 정부는 30일 올해 경제가 4.7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지난 2월 전망치(4.32%)에서 0.46%포인트 상향 조정한 것이다.

지난해 성장률(5.72%)보다는 낮지만,글로벌 경기 둔화와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 우려로 최근 세계 각국이 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낮추는 것과 대조적이다.

대만의 1분기 성장률도 전문가들의 예상치(5.8%,블룸버그통신 기준)를 훨씬 웃도는 6.06%를 기록했다.

대만 경제 전망이 밝은 이유로는 우선 마잉주 총통이 내세운 양안(兩岸,대만과 중국) 교류 확대 정책이 꼽힌다.

대만 행정원은 늘어나는 중국인 관광객이 내수를 진작해 올해 대만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2%포인트 높일 것으로 예상했다.

대만 정부는 중국인 관광객 제한을 풀어 그동안 연간 8만명이었던 중국인 관광객을 110만명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60여년간 단절된 양안 간 직항로 개통과 투자 규제 완화로 중국 수출 확대 기대감이 커진 점도 대만 경제에는 호재다.

대만의 1분기 대미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했지만 중국 및 홍콩으로의 수출은 22.1% 급증했다.

미 경기 둔화 충격을 대중 수출로 상쇄하는 이 같은 추세는 가속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우보슝 대만 국민당 주석과 1945년 이후 처음으로 국공(國共ㆍ국민당-공산당) 영수회담을 가졌던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다음 달 2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대만 투자자 100여명을 초청해 환담할 예정이다.

대만 정부가 소비 진작을 위해 최근 53억달러(미 달러화 기준)의 예산을 추가 지출키로 한 것도 올 성장률을 0.45%포인트 더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대만 정부는 올 소비자물가지수가 3.29%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월 전망치(1.98%)를 크게 웃돈 것으로 1995년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블룸버그통신은 예상보다 빠른 경제성장이 물가 억제를 위한 금리인상 여지를 넓혀주고 있다며 올해 추가로 두 번 이상 금리인상이 단행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