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호조도 내수소비 살리기엔 역부족

'경기 하강'이 피할 수 없는 현실로 굳어지고 있다.

30일 발표된 4월 중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경기동행지수와 선행지수,재고 증가율,설비투자 증가율 등 대부분의 지표가 '내리막길 경기'를 예고했다.

급증세를 보이는 수출만이 유일한 위안이 되고 있으나 경기흐름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생산ㆍ소비는 버티고 있지만

4월 광공업 생산은 전기장비,음식료품,선박 등의 호조로 작년 같은 달에 비해 10.5% 증가했다.

지난 1월부터 4개월 연속 두자릿수 증가세다.

출하도 영상음향통신,선박 등이 늘면서 8.6% 증가했다.

이 같은 호조세는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수출 덕분이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4월 중 수출금액(통관기준)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7.0% 증가했다.

하지만 내수경기는 상대적으로 활력을 잃어가는 모습이 역력하다.

4월 중 출하 증가율이 8.6%에 달했지만 이 중 내수용 출하는 5.0% 증가에 그쳐 수출용 출하 증가율 14.1%에 턱없이 못미쳤다.

품목별로 보면 내수업체가 많은 식료품의 생산 증가율이 2.7%에 불과했다.

◆재고는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경기 전망을 어둡게 하는 대표적인 지표가 재고지수다.

4월 재고는 작년 같은 달에 비해 12.3% 늘어 2005년 1월(12.3%) 이후 3년3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재고 증가율이 12.3%보다 높았던 때는 6년11개월 전인 2001년 5월(12.6%)이었다.

재고가 늘어나는 속도가 출하 증가 속도를 압도하면서 '재고출하순환' 지표는 3개월 연속 '둔화ㆍ하강' 쪽에 위치했다.

재고출하순환 지표는 출하와 재고의 상호작용을 보여주는 것으로 경기국면 전환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다.

재고 증가율이 출하 증가율보다 높으면 '경기둔화ㆍ하강'으로 평가된다.

품목별로는 석유정제 재고가 12.0% 늘어난 것을 비롯해 화학제품이 4.2%,반도체 및 부품이 1.6% 증가했다.

◆경기선행지수 5개월째 하락

9개월 정도 뒤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 증가율'은 지난 3월보다 0.6%포인트 떨어진 2.6%를 기록했다.

선행지수 전년동월비 증가율이 전달에 비해 감소한 것은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째다.

최근 선행지수와 실제 경기의 시차가 3~4개월 정도로 짧아졌다는 게 다수설이어서 경기가 이미 하강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경기하강 쪽으로 계속 움직이고 있다.

4월 중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5포인트 하락해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미래 경기를 예측하는 또 다른 지표인 설비투자 추계액도 작년 같은 달보다 2.0% 감소해 마이너스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