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새 수입조건을 전격 고시한 데 대한 규탄집회와 촛불시위가 30일에도 이어졌다.

시민단체들이 이번 주말 대규모 시위를 계획하고 있어 정국 향배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청와대는 주말 대부분 직원이 출근하는 등 비상근무체제를 가동키로 했다.

○…저녁 7시30분께부터 서울시청앞 광장을 중심으로 개최된 촛불집회에는 황사주의보와 다소 쌀쌀한 날씨 탓인지 전날보다 저조한 5000여명이 참가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주도로 진행된 이날 집회에서 박원석 상황실장은 단상에 올라 "중국에서 귀국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청와대 입성을 저지하자"고 발언,시위대의 청와대 진출을 유도했다.

○…저녁 9시10분께부터 도로 점거시위에 나선 4000여명의 참가자들은 전날과 같은 한국은행~신세계백화점~롯데명동백화점~을지로2가~광교~종각을 거쳐 다시 을지로로 진입했다.

시위대는 "협상무효, 고시철회","이명박은 물러가라"를 외쳤다.

일주일째 계속된 시위대의 도로 무단점거로 일대 교통은 퇴근길 차량들로 극심한 정체와 혼잡을 빚었다.

경찰은 78개 중대에 7000여명의 전경을 동원했지만 교통 통제에 주력할 뿐 시위대와의 충돌은 가급적 피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저녁 10시30분께 시청광장으로 재집결한 시위대는 광화문 사거리 진입과 청와대 진출을 시도했지만 경찰이 차량과 전경으로 쌓은 장벽에 막혀 장시간 농성시위를 벌였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주말인 31일 대규모 시위를 계획하고 있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1700여개 시민단체와 네티즌 모임으로 구성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10만명이 모여 '국민무시 이명박 정부 규탄 범국민대행진'을 개최,대학로에서 서울광장까지 가두행진을 벌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주말에도 도심 교통은 큰 혼잡을 빚을 전망이다.

○…청와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위생조건 고시 확정 발표 직후 24시간 비상근무 체제를 가동하며 정국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중국을 방문 중이던 김중수 경제수석도 관련 대책 마련을 위해 일행보다 앞서 30일 오후 민항기 편으로 급거 귀국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어제 오후 전 직원들에게 비상대기령을 내리고 교대로 밤샘근무를 했다"면서 "특히 정무수석실과 민정수석실은 대부분의 직원들이 퇴근하지 않고 촛불시위 등 상황을 점검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소한 이번 주말,길어지면 상황이 안정됐다고 판단될 때까지 비상근무 체제가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상은/김정은/박수진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