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시위 한달째 ‥ 유모차 끌고, 연인 손잡고…강경·온건파 '어색한 동거'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가 2일로 한 달을 맞으면서 참가자분포, 집회의 성격, 시위양상 등이 달라지고 있다.

5월 초 1000여명에 불과하던 촛불문화제 참가자 수는 31일 4만명을 넘어서는 등 규모 자체가 달라졌다.

서울에서 시작돼 부산 광주 등 지방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과 노동단체 등이 시위에 참여, 경찰과 충돌사태를 빚는 등 촛불집회 성격이 달라졌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데모테인먼트로 일반인 참여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촛불집회를 처음 시작한 5월2일 집회 참가자는 1000명 수준.

인터넷 등을 통해 일부 연예인이 등장하고 음악이 접목돼 집회가 '데모테인먼트(데몬스트레이션+엔터테인먼트의 합성어)'의 성격을 띠면서 데이트를 하는 남녀 연인에서 넥타이부대까지 가세했다.

주최측은 지난달 29일 정부의 고시발표 직후 집회장소를 청계광장보다 넓은 서울시청 광장으로 바꿨다.

지난달 31일 주말집회에는 일반시민과 한총련 노동단체 등이 대거 참여하면서 4만명을 넘어섰다.

예비군이 등장해 질서유지하는 이색장면이 연출됐고 현장에서 생방송하는 온라인 시민방송이 새 장르로 자리매김했다.


◆시위대 양분양상


촛불시위 한달째 ‥ 유모차 끌고, 연인 손잡고…강경·온건파 '어색한 동거'
초창기 촛불집회는 학부모, 학생, 직장인 등 먹거리의 안전성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주도했다.

하지만 도로점거시위가 벌어진 지난달 24일부터 시위양상은 도로점거파와 평화시위파로 나뉘었다.

촛불문화제 참여단체 사이에서도 '청와대로 가자'는 강경파와 '준법투쟁하자'는 온건파 사이에 노선투쟁 양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구호도 달라졌다.

촛불문화제 초기엔 "협상무효 고시철회" 등 미국산 쇠고기 반대 구호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중.고생들은 "일찍 죽기 싫다"를,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보호하자", 일반인은 "미친 소는 미국으로" 를 외치는 등 주로 광우병에 관한 것들이었다.

하지만 5월 둘째주 후반으로 접어들자 "독재타도 명박탄핵"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가요 위주였던 음악도 달라져 간간이 전통적 운동권 가요인 '임을 위한 행진곡'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이재철/오진우 기자 eesang6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