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가전업계 2위인 일렉트로룩스가 LG전자에 GE 가전사업 공동 인수를 제안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스웨덴에 본사를 둔 일렉트로룩스로부터 GE 가전사업을 함께 인수해 공동 경영하자는 제안을 받고 수용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LG전자는 △일렉트로룩스와의 공조 △GE 인수전 단독 참여 △GE 가전사업의 일부 분할 인수 등 몇 가지 방안을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일렉트로룩스의 제안을 인수.합병(M&A)에 들어가는 비용과 위험 부담을 줄이면서 가전업계 1위인 월풀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일렉트로룩스와 LG전자는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청소기 등 생활가전 시장에서 세계 2위와 3위를 달리고 있는 기업으로 공동 M&A가 성사될 경우 세계 가전시장의 판도가 바뀔 것"이라며 "1위인 미국 월풀뿐 아니라 최근 급격히 덩치를 키우고 있는 하이얼 등 중국 기업들을 압박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렉트로룩스는 독일 AEG,호주 이메일 등을 인수하면서 외형을 키워온 기업으로 진공청소기와 가스레인지 부문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월풀이 2006년 미국의 가전업체 메이텍을 인수해 몸집을 불린 이후 일렉트로룩스는 월풀에 대응하기 위해 적당한 M&A 매물을 물색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일렉트로룩스는 2000년 이후 이렇다 할 M&A를 하지 않아 자금이 충분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일렉트로룩스는 최근 생산기지를 멕시코로 이전하고 있다"며 "GE 역시 미국 켄터키 루이스빌 가전부문 공장을 멕시코로 옮기고 있어 M&A가 성사될 경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에서 "GE의 가전사업 인수전에 참여할지 여부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송형석/김현예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