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변호사는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에서 중앙아시아 법률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러시아 전문가다.
외국에 진출한 변호사는 현지 통역사나 변호사에 의존해 일을 처리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김 변호사는 러시아어에 능통한 덕분에 '1인 3역'을 맡고 있다.
함께 일하는 우즈베크 현지 변호사가 3명이나 있지만 주요 사업은 김 변호사가 모두 지휘하고 있다.
국내 메이저 로펌 소속 러시아 변호사가 우즈베키스탄에 진출하기는 김 변호사가 처음이다.
그는 한국외대 러시아어학과와 통.번역대학원 한노과를 졸업한 뒤 러시아법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겠다는 생각에 1998년 러시아로 건너갔다.
그는 현지 대학에서 러시아 민법.상법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변호사 자격증을 딴 뒤 2002년 국내로 돌아와 법무법인 아태에서 러시아 관련 자문 업무를 맡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정말 힘들었어요.
국내에서 러시아어와 법 관련 업무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혼자 모든 걸 해야 했습니다." 때문에 일주일에 3,4일은 자정을 넘겨 퇴근했다고 한다.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진출하려는 국내 기업에 자문 업무를 한 지 5년째 되던 작년 4월,그에게 타슈켄트 시내 도심 재개발사업 제의가 들어왔다.
이곳은 하나대투증권 유진투자증권 캔서스자산운용 키움증권 등이 앞다퉈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계약을 체결할 정도로 개발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는 곳이다.
삼일회계법인 등의 평가에 따르면 향후 임대 수익 등 전체 매출이 3조원에 달하리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대규모 사업이기도 하다.
4주 전 타슈켄트 사무소에서 귀국한 그는 현재 매일 이들 금융권 및 사업을 담당할 시행사 관계자와 미팅을 진행 중이다.
또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의 부동산 관련 프로젝트를 맡고 있으며 최근에는 러시아 모스크바 소재 화우 연락사무소도 오가고 있어 몸이 세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김 변호사는 "가족이 국내에 있지만 아내도 영어 동시통역사 일을 하다 보니 가족 얼굴 보기란 하늘의 별 따기"라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