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중국 저장성(浙江省) 항저우(杭州) 시내 중심가 펑치거리(風起路區).1350㎡(400평) 규모의 한샘 부엌가구 대리점에 들어서자 10여명의 현지 고객들이 상담을 하고 있었다.

16층짜리 빌딩 중 2층 전체를 쓰고 있는 이 대리점은 한샘이 중국에 세운 대리점 가운데 가장 큰 규모.국내 논현동이나 방배동 직매장 1개층의 2배 크기다.

이곳에서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중저가 브랜드 '네오유로'와 최고급 부엌가구인 '키친바흐'까지 모두 갖추고 있다.

사오성추(邵聖秋) 대리점 사장은 "요즘 들어 방문객들이 지난 4월 말 개점 때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며 "이미 25명이 계약을 맺었으며 상담 고객만 100여명이 넘는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부엌가구 브랜드 키친바흐는 이곳에서도 고급 가구에 속한다"며 "세트당 가격이 한국보다 비싼 2500만원 선으로 저장성 성장도 구입했을 만큼 인기"라고 귀띔했다.

그는 "내년 3월 말까지 1500만위안(약 23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계약한 고객이 다른 고객을 소개하는 구전 마케팅을 통해 영업 실적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한샘이 소매시장 공략에 나선 것은 중국의 부엌이 폐쇄적인 형태에서 가족과 함께 생활하는 서구식 공간으로 바뀌면서 부엌가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샘은 이를 위해 올 들어 항저우 베이징 우한 톈진 옌타이 등 5곳에 대형 대리점을 열었으며 연말까지 난징 탕산 다롄 칭다오 창춘 등 5곳에도 추가로 개설할 계획이다.

박영재 한샘 중국법인 총경리는 "5년 내 인구 500만명 이상 대도시를 중심으로 대리점을 확대,부엌가구 부문에서 중국 내 1위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중국에는 현지업체인 볼로니 캉제를 비롯해 독일 이탈리아 등의 부엌가구 브랜드가 진출해 있다.

이와 함께 한샘은 건설업체를 상대로 한 특판영업도 강화할 방침이다.

한샘은 1996년 중국 베이징에 법인을 세운 데 이어 2004년 베이징 퉁저우공업개발지역에 3만㎡ 규모의 공장을 설립,월 1500세트의 부엌가구를 생산하고 있다.

한샘은 중국 최대 민간 아파트개발업체인 완커를 비롯해 화룬 당다이 스마오 등 상장된 대형 개발업체들과 안정적인 거래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 특판사업지역도 선양 톈진 안산 항저우 등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중국은 아파트를 분양할 때 콘크리트 뼈대만 갖춰 분양하는 초장(初裝) 방식 비율이 지난해 전체의 60~70%에 달했으나 주요 대도시를 중심으로 내부 인테리어를 모두 갖춰 분양하는 정장(精裝) 방식으로 점차 옮겨가는 추세다.

박 총경리는 "중국에서 건설사를 상대로 한 특판영업(B2B)이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며 "올해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B2C 영업에 나서 소매 부문에서 30억원 등 모두 15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가구업체로는 에넥스 까사미아 등이 중국에 진출해 있다.

항저우=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