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는 사이비(似而非)적인 사람을 싫어했다.

겉과 속이 달라 '덕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짝퉁 상품도 겉보기에는 그럴 듯하고 싼 맛에 일부러 찾기도 한다.

그러나 짝퉁을 진짜라고 팔면 사기꾼이 된다.

촛불 집회의 모호한 성격에 경찰조차도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무엇보다 참가자들의 다양성이 눈길을 끈다.

인터넷 카페에서 성형.패션 정보를 주고받던 사람들이 오프라인인 서울시청 광장에서 처음 만나 한데 어울렸다.

전경과 대치해 밤새 몸싸움을 벌이는 강경파도 있지만 유모차까지 끌고 나와 시종 웃고 즐기는 나들이파도 있다.

간간이 물병이 날아 다니지만 종래 난무하던 각목이나 화염병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이들의 순수한 듯한 열정이 서울 중심부의 교통을 며칠째 마비시키고 있는 것이다.

명백한 불법 도로 점거요 불법 집회다.

시위대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는 있다.

그래서 "질서 이데올로기보다 정의가 먼저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합법 속에 숨은 이런 짝퉁 목소리가 득세해선 곤란하다.

서울시청 잔디밭을 돌아다니며 쓰레기를 줍는 참가자들도 있다.

지킬 것은 지켜야 한다.

기초 질서가 확립되지 않고 선진국이 된 나라는 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

사회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