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9분의 63'.베스트셀러가 스테디셀러로 살아남을 확률이다.

교보문고는 3일 발표한 '2008년 상반기 도서판매 동향 및 베스트셀러 분석' 자료를 통해 "1981년부터 2000년까지 매년 베스트셀러 종합 20위권에 든 책 309종 가운데 올 상반기 스테디셀러에 포함된 책은 63권"이라고 밝혔다.

대부분의 베스트셀러들이 롱런하지 못하고 사라진다는 얘기다.

특히 20년간 베스트셀러 가운데 가장 많은 142종을 차지한 비소설의 경우 불과 23종만 스테디셀러로 살아남았다.

반면 베스트셀러에 15종만 포함된 인문서는 절반이 넘는 8종이 스테디셀러에 포함돼 50% 이상의 생존율을 보였고,소설 24종,경제경영 3종,외국어 2종 등이 명단에 포함됐다.

가장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책은 1981년 베스트셀러였던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과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김수영 전집≫ 등 3종.이외수의 소설 ≪들개≫(1982년)와 레오 버스카글리아의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정비석의 ≪손자병법≫(1983년)도 장수하는 책들의 앞자리를 차지했다.

10∼20년씩 꾸준히 팔리면서 출판사의 효자상품 노릇을 하는 책들도 많다.

전체 스테디셀러 63종 가운데 25종은 처음 책을 낸 출판사가 폐업하거나 절판되는 등의 이유로 다른 출판사에서 재출간했지만 나머지 38종은 첫 출간 당시의 출판사에서 계속 내고 있는 것.M 바스콘셀로스의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동녘),이문열의 ≪사람의 아들≫(민음사),유시민의 ≪거꾸로 읽는 세계사≫(푸른나무),이청준의 ≪서편제≫(열림원),이인화의 ≪영원한 제국≫(세계사) 등이 대표적이다.

창작과비평사에서 나온 강만길의 ≪한국근대사≫ ≪한국현대사≫,임승국의 ≪한단고기≫(정신세계사),동녘 편집부의 ≪철학에세이≫,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한길사),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창작과비평사) 등 인문서들도 효자상품 대열에 합류했다.

한편 온·오프라인을 망라한 상반기 교보문고의 도서 판매 권수와 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9%와 13.5% 늘었으며 어린이 영어(22.3%)와 외국어(20.0%),경제·경영서(15.6%) 판매액이 크게 증가했다.

상반기 종합 베스트셀러로는 1,2위를 차지한 론다 번의 ≪시크릿≫(살림Biz)과 호아킴 데 포사다의 ≪마시멜로 두번째 이야기≫(한국경제신문사)를 비롯한 5종의 경제경영서가 10위권 내에 들었다.

또 공지영의 소설 ≪즐거운 나의 집≫(푸른숲)과 기욤 뮈소의 ≪사랑하기 때문에≫가 종합 3,4위를 차지하는 등 소설의 강세도 두드러졌다.

교보문고는 경제경영서에 대한 소설의 도전,고전 중심의 인문학 살리기,문고본의 부활,일본·영미권 위주에서 벗어난 다문화 바람,중견 작가와 연예인 에세이 출간,어린이 자기계발서 붐,문단 중진들의 인터넷 소설 연재 등을 상반기 출판계를 특징짓는 7가지 키워드로 선정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