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색과 선,면으로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인간의 희망을 7m 이상 대형 화폭에 담아낸 전시회가 줄을 잇고 있다.

1980~90년대 신학철 홍성담 등 민중미술 계열 작가나 김종학 등 원로 작가들이 1000호 이상의 대작을 내놓은 적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40~50대 중견 작가들이 큰 그림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서울 소격동 학고재화랑의 '최인선 초대전'(18일까지)을 비롯해 경기도미술관의 '강익중 작품전'(9월 중),토포하우스의 '홍푸르메 개인전'(18~30일),인사동 선화랑의 '임효 개인전'(13일까지) 등이 대표적이다.

홍푸르메씨(43)는 토포하우스 2층 전시장에 가로 750㎝,세로 420㎝ 짜리 대작을 건다.

'100일간의 명상'이란 제목이 붙은 이 작품에는 자욱한 발묵의 빛 형상이 펼쳐져 있다.

먹 하나만으로 색채의 100가지 스펙트럼을 빚어낸 붓질이 놀랍다.

물 위에 떠있는 빛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잡아낸 만큼 작품을 보면 마음이 평온해지고 감성이 순화된다.

그림을 통해 치유를 이야기해 온 작가의 의중을 알 듯하다.

단색조 회화 작업을 주로 했던 중견 작가 최인선씨(44·홍익대 미대 교수)는 대형(560×780㎝) 전시작 '수직은 수평으로 그 존재감을 성취한다'를 학고재화랑 1층 전시장에 걸었다.

작은 직사각형(19×70㎝) 패널을 이어붙인 이 작품은 만국기 같기도 하고 추상적인 풍경화 같기도 하다.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사람들이 존중하며 동등한 위치에서 조화를 이루는 사회구조를 상징적으로 묘사했다.

선화랑은 선미술상 수상작가인 한국화가 임효씨(53)의 가로 10m,세로 3m 짜리 대작 '인생'을 선보이고 있다.

인간의 눈에 비친 자연 풍경과 아름다움을 화려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추상적이고 단순한 이미지 속에 동양적 선(禪)사상이 깃들어 있다.

광화문에 초대형 가림막을 설치해 주목받았던 강익중씨(48)는 가로 64m,세로 14m 크기의 초대형 벽화 작품을 만들고 있다.

남단 마라도에서 민통선 마을까지 전국 5만여명의 어린이로부터 '꿈'을 소재로 한 그림을 받아 '5만의 창,미래의 벽'이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를 펼치는 것.오는 9월 안산시 경기도미술관 1,2층 내부 벽면에 설치될 이 작품은 자신이 밑그림을 그리고 그 위에 플라스틱 패널을 하나씩 붙여 벽화를 완성하는 작업이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